두 아이의 미국생활

발렌타인 데이에.

김 정아 2005. 2. 18. 04:08

2005년 2월 14일 월요일

발렌타인 데이라서 며칠 전에 아이 학교에 보낼 카드와 사탕을 준비했다.

 

그리고 아이는 운동화 상자에 색지를 붙이고 모양을 오려  예쁘게 포장해 놓고 있었다.

 

윗 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어놓으면 친구들이 자기가 가져온 사탕을 하나씩 넣어 주는 것이다.

 

지난주에 학교에서 온 안내문엔 올해부터는 사탕을 준비하지 말고 간단하게 학급 아이들의 카드 한 장 씩 만 가져오라고 되어 있었다.

 

텍사스의 어린이 삼분의 일이 비만이라는 통계가 있어 올해부터 우리 지역 모든 학교에 아이들 생일이라고 해서 반 아이들에게 돌리던 컵 케익도 금지되고 학교에 사탕이나 초코렛 등의 간식과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칭찬의 의미로 주던 사탕도 사라졌다.

 

음료수 자판기도 초등학교엔 사라졌다.

 

이 주일에 한 번 있던 팝콘의 날도 비만을 이유로 더 이상 아이들에게 팔 수 없게 되었다.

 

이미 사탕을 준비해 놓고 있었고, 사실 안내문의 영어도 잘 이해가 안 되어 우선 아이에게 사탕 봉지를 들려주며 선생님께 여쭈어 보고 괜찮지 않다면 다시 가져오라고 했는데 단 음식을 배제한 첫 해라 아마도 많은 학부형들이 이전의 습관대로 모두들 준비 한 때문인지 다들 사탕을 가져 왔다고 했다.

 

이렇게 초등학생들은 사탕 하나씩 교환한 게 전부였고 그나마 중학생인 우리 아들은 모든 것을 거부했다.

 

유치하게 무슨 중학생이 초코렛을 가져 가냐고 했다. 초코렛 대신 학교에서 카네이션 한 송이에 1불씩 팔았는데 이성 친구에게 한 송이씩 주던지 부모에게 주려고 사간 아이들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인기 있는 어느 여학생은 남학생 열 두 명에게서 12송이를 받았다고 했다.

 

이렇게 간단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발렌타인 데이를 검소하게 보내는데 한국 뉴스에선 많은 여학생들이 발렌타인데이를 부담스럽게 여긴다고 한 소식을 들었다.

 

유별나게 한국에만 있는 화이트 데이,  너도나도 유행에 들떠 ,상술에 흔들려 흥청망청하기 보다 실속 차리며 사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연이가 학교에서 받아온 사탕류 입니다.

 
 

 
 
 
*사탕 받으려고 만든 운동화 상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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