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짧지만 상쾌한 미술관 나들이.

김 정아 2007. 11. 3. 00:10

2007년 11월 1일 목요일

오늘 모처럼 만에 미술관 나들이에 나섰다.

그 동안 나연이를 크고 작은 축제들에 데리고 다니느라 어린이 취향만 골라 다녔는데 그야말로 오늘은 나를 위한 시간을 내서 나를 위해 다녀오게 되었다.

아이들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설 일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가까운 지인이 쉬는 날이라며 다운타운에 있는 fine art museum에 가 보자고 해 따라 나서게 되었다.

날씨는 한국의 가을에서나 볼 수 있을 듯이 청량하고 햇살은 적당이 따사롭고 마음도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다만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어 앞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콧물이 줄줄 나기는 했으나 오늘까지 집에 있으면 더 기분이 나빠질 것 같아 작정을 하고 따라 나서긴 했다.

 

마침 목요일은 무료 입장을 할 수 있는 날이라서 더 좋았다.

2층엔 聖畵를 비롯한 근 현대 작가들과 마네, 모네, 고갱 고흐 작품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성화는 우울하고 장엄한 맛이 났고 풍경화는 살랑살랑 소풍 가는 듯한 느낌이 나서 밝고 경쾌해지는 기분이다.

그림 보는 눈이 없으니 구도가 어떻고, 농도가 어떻고를 분석할 수 없지만 그냥 내 마음에 와 닿는 데로 느끼면 되는 것이 아닌가?

 

같이 간 언니는 그림을 보고 누구의 그림일 거라고, 어느 나라 그림을 거라고  말해서 가까이 가보면 대략 맞기도 했다.

유럽 여행을 가면서 근현대 미술사 책을 읽고 갔다고 한다.

그래서 유럽의 박물관에 가서 아주 좋은 경험을 했고 공부를 하고 가니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나도 유럽 여행을 가게 되면 꼭 그 책을 빌려서 읽고 가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두 시간 정도의 박물관 여행을 마치고 큰 가구 점에 가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눈요기도 했고, 점심과 커피를 마시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어른들끼리의 짧지만 상쾌한 문화 산책이었다.



*파인 아트 뮤지엄 앞에서 한장.

 

유서깊은 감리교 교회를 배경으로 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