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그 황홀한 아름다움, 마칭 페스티벌에서

김 정아 2007. 10. 7. 10:04

2007년 10월 6일 토요일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교육구 (Katy ISD)에 접속했다가 오늘 마칭밴드 페스티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몇 팀이 참가하는지, 어느 학교가 참가하는지, 한 팀 당 공연 시간이 몇 분인지 자세한 사항은 나와 있지 않고, 단지 시작하는 시간 11시 끝나는 시간 4시 30분이라고만 써 있었다.

우리 아이 학교가 공연하는 시간은 4시 15분이라고만 나와 있어서 그냥 한 번 가보자, 가서 한 시간만 보고 오자 라고 생각하고 윤지네 식구들과 같이 갔다.

12시 15분 쯤에 풋볼 전용 구장에 도착했는데 어느 팀이 하고 있었다.

난 별로 기대를 안 하고 갔고, 윤지네가 실망하고 올까봐 사전에 한 시간 만 앉아있다 오자고 약속을 하고 갔는데 너무나 훌륭한 공연들이 줄지어 이어지고 있었다.

윤지랑 윤지 엄마와 나는 , 너무 멋있다 정말 훌륭하다를 연발 할 수 밖에 없었다.

뜨거운 땡볕에 연습해 아이들은 얼굴이 누구나 할 것 없이 시커멓게 타 가고 있고 너무나 힘들어 한다.

 

땀 흘리며 뛰어 다니는 댄스 팀과 앞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지휘하는 여린 학생, 긴장된 모습으로 지켜 보는 선생님들 모두에게 존경하는 마음이 백배로 우러나고 있었다.

한 팀 한 팀 끝날 때마다 속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스러운 마음을 주체 할 수 없었고,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무대였다.

한 시간 만 앉아 있다 오려고 생각했었는데 그 황홀함과 감동의 현장에서 도저히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다 보니 어느 새 마지막 팀까지 보게 되었다.

 

19팀 중에 원석이네 학교가 19번 째였다.

원석이네 팀이 입장을 하는데 나는 마음이 너무 떨렸다.

맨 앞에 앉아 있다가 Taylor High School이란 소개에 일어나서 막 박수를 쳐 댔다.

똑 같은 복장의 아이들 속에 우리 아이를 찾을 수 없어 애가 닳았지만 어느 팀보다도 훌륭한 무대에 내 마음은 너무나 벅차 올랐다.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마칭밴드에 참가한 모든 아이들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돌아왔다.

 

원석이는 마칭 축제가 끝난 후에도 집에 바로 돌아오지 못한다.

오늘 원석이 학교의 풋볼 게임이 있는 날이라 그 자리에서 두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다가 half time show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밤 12시가 넘을 것이다.

 

지금 당장 힘들어도 일생을 살면서 이 아이들에게 돈으로 살 수도 없는 귀중한 경험과 추억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무대를 놓치지 않고 보게 된 것도 아주 감사한 일이다.




 

 

 

 

 

 

 

*인원이 적었고 댄스팀도 없는 학교였는데 열심히 마칭을 해 주어 특이했어요.

 

 

 

 

*화려한 퍼포먼스를 했어요. 침대까지 동원되어 저 흑인 여학생이 잠을 자더군요. 흑인 계통이 많은 학교였어요.

 

 

*원석이네 학교와 아주 라이벌 관계인 CINCO RANCH 고등학교 입니다. 인원도 그렇고 웅장함도 그렇고 막상막하더군요.


 

 

 

*원더 우먼 옷을 입고 춤을 추어 많은 박수를 받았어요.

 

 

 

 

 

 

*드디어 우리 원석이 학교 팀이 나왔습니다. 지휘는 여학생이 두명 한 명은 남학생이었는데 남학생은 한국 학생이었어요. 우리 아이는 왼쪽 앞쪽에 있는데 못 찾았어요.여학생이 드레스를 입고 와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