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시인 정두리 선생님께.

김 정아 2007. 4. 29. 10:18
 

2007년 4월 28일 토요일

시인 정두리 선생님께.

 

오늘 리아 엄마를 만났습니다.

얼마 전에 전화를 걸어와서 한국에 계신 친정엄마가 물건을 보내시면서 저에게도 책을 보내셨다며 배달이 되면 가져다주겠다고 했었습니다.

리아 외할머니께서 제 블로그에 오셔서는 제가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며 책을 보내면 좋아할 것 같다는 말씀과 함께요.



제가 리아 엄마를 알게 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작년부터 제 블로그에 들어오셔서 댓글도 달아주시고 블로그 상에서 대화는 많이 했지만 실제 얼굴 본 것은 한 번뿐이거든요.

그런 인연인데 그 먼 곳에서 얼굴 한 번도 본적 없는 제게 책을 보내신다는 말씀을 듣고 기쁘기도 하고 부담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오늘 만나서 책을 받는데 아주 뜻밖의 사실을 알고 또 기뻤습니다.

그 책은 다름 아닌 리아 외할머니(정두리 선생님)께서 직접 쓰신 ‘찰코의 붉은 지붕’이란 책이었습니다.

정두리 선생님은 한국 아동문학계의 독보적인 분이시고, 여러 권의 동시집을 발간하시고 교과서에도 시가 실렸다고 하더군요.

‘찰코의 붉은 지붕’이란 책은 저자에게도 많은 양이 주어지지 않아 정두리 선생님께서도 소장한 책이 몇 권 안 되는데 그 귀한 책에 직접 서명하셔서 보내주시니 그 영광에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받자마자 책을 펼쳐들고 여러 번을 읽었습니다.

부유하지 않은 나라 멕시코, 그 멕시코의 작은 도시 찰코에서 가난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그 나라 소녀들의 삶을 눈으로 보는 듯 했습니다.

가난하지만 그 속에서 희망과 우정과 순수함을 찾는 소녀들의 삶에, 언젠가 밝은 서광이 비칠 것 같고 그들보다 더 못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성인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예쁜 그림들과 맑은 영혼 속에서만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시어들에 마음을 홀딱 빼앗겼습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옆에 두고 읽겠습니다.


끝으로 제게 이렇게 좋은 책을 읽게 해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리아 엄마가 제게 건너주신 책은 스페인어와 한글이 같이 되어 있는 책이었고, 이 이미지는 검색에서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