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일주일 간의 봄 방학을 마치고.

김 정아 2007. 3. 19. 06:01
 

2007년 3월 18일 일요일

일주일간의 봄 방학을 맞았던 아이들이 내일부터 학교로 돌아간다.

지난 주 금요일 학교에서 돌아 온 아이들은 해방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어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나갔는데 벌써 일주일이 끝나가고 있다.


원석이는 집에서 내내 뒹굴 거렸다.

방학이 시작 된 금요일 밤부터 시작해 심한 고열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열이 팔팔 끓어 아빠가 오가며 만져보고 수건을 번갈아 대주었다.

이틀 밤을 무섭게 앓고 나더니 멀쩡해 졌다.

아마도 학교에 대한 스트레스가 알게 모르게 있었던 것 같고, 방학을 한다니 긴장이 풀렸던 때문일 것이다.

아파서 못 했던 클라리넷 레슨과 영어 학원을 날 잡아 하루 다녀왔고, 영화를 한 편 보고 왔고, 친구 캘빈이 수요일에 와서 금요일까지 머물고 갔고, 나루토라는 일본 영화를 보느라 나머지 시간을 모두 할애했다.

이게 무슨 고등학생인가 싶다.

그나마 한글로 자막이 나오는 나루토라 그냥 내 버려두었다.


나연이는 일주일간 거의 25권에 가까운 책을 읽었다.

어떤 날은 도서관 가서 빌려오는 책이 10권씩이 넘었는데 7권씩도 읽어 냈다.

얇은 책도 아니고 거의 300페이지에 가까운 책들이었는데 눈이 더 나빠질까봐 걱정이 되어 제발 책 좀 그만 읽으라고 성화를 댈 정도였다.

나연이 책을 고르는 동안 나도 쉬운 책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Linda Sue Park’이란 작가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에 관한 여러 가지 책을 쓴 작가라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책 표지에서부터 한국 냄새가 아주 진하게 나는 여러 권을 발견했다.

그중 ‘seesaw girl’이란 책은 내가 읽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무슨 말인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이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오직 영어만 쓰며 자란, 부모가 한국인인 작가다.

한글로 본인의 이름 정도는 쓸 줄 안다고 했다.

 

여하튼 글이 딴 길로 샜지만 나연이는 엄청 많은 양의 독서를 했고, 지 오빠한테 린텐도 게임기를 30불에 사서 게임도 열심히 했다.

더불어 나도 옆에서 한 번 만 하게 해 달라고 졸라보기도 했다.

그나저나 나연이는 개학을 기다린다.

일주일간의 봄방학이 길었다면서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한다.

 

섬머 타임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데 내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는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다.

 

 

*린다 박의 작품들입니다.

 

A Single Shard입니다.

 

 

*The Kite Fighters

 

 

*Seesaw Girl

 

 

* When my name was Ke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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