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생활에 지친 아줌마들 모두 모이세요.

김 정아 2004. 8. 27. 00:04

8월 16일 월요일

 

실비아의 베이비 샤워 파티란 명목으로 오랜만에 영어 반 아줌마들이 모였다.

 

실비아는 대만 출신으로 2학년에 다니는 아들이 하나 있고,  이번 9월 중순에 딸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태아의 성별을 감별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다.

딸이라고 해서 나쁜 짓을 하는 산모들이 없기 때문 일 것이다.

 

방학동안 아이들 뒤치다꺼리로 힘들었다는 불만과 개학을 해 너무 행복하다는 말이 주된 이야기 거리였다.

생활에 지친 아줌마들이 너무 기뻐했다.

 

모두 국적이 다른 우리가 영어 반이라는 인연으로 만나 오랫동안 기쁨과 안타까움을 함께 나누었는데 이번 학기부터 영어 반에서 모두를 만나기는 힘들어졌다.

 

태국의 완타니는 6월의 출산으로 오늘 모임도 못 왔고 앞으로 학교를 오기는 불가능해졌고, 실비아도 곧 출산이고, 일본 구미코와 유진이는 college로 영어 반을 옮겼고, 선아도 알바커키로 이사를 가버렸고, 나도 올해는 컴퓨터와 골프에 중점을 두기로 해 영어 반에 지난 2년간처럼 목숨 걸고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실력이 늘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결석 안 하고 다닌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주일에 같은 요일로 날짜를 정해 학교에서 한 번이라도 꼭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