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야 놀~자

영어로부터의 해방

김 정아 2006. 5. 20. 00:07
 2006년 5월 19일 금요일

 

한국 갈 날짜를 잡아 놓고 어수선한 것도 많고 ,설레이는 맘도 좀 있고 ,긴장이 풀어지는 마음도 있다.

 

집에 배달 될 여러가지 고지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잔디에 물은 얼마나 자주 주도록 맞추어 놓아야 하나?

집에 에어컨은 꺼 놓고 가야  하나? 틀어 놓고 가야 하나?

켜 놓는다면 몇 도로 맞추어 놓고 가야 하나?등등 자잘한 고민들로 머리가 복잡하다.

그런 와중에 가장 좋은 것은 영어로부터 해방이다.

 

명석한 머리도 아니어 단어 하나 외우면 다음 날 잊어버리고,  하루에 적어도 30분 이상 아이들과 독서 시간을 만들어 놓고 책을 읽긴 하지만 한국 책이고, 도서관에서 내준 숙제라도 있는 날에야 영어를 공부한다.

따로 시간을 내서 영어 공부를 한다는 게 맘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내가 정한 규칙은 자동차를 타고 운전하고 다닐 때는 반드시 영어 회화 테잎을 틀어 놓고 다니는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닐 일이 많아 차 안에서 듣는 회화 테잎이 그럭저럭 도움이  된다.

사실 몇 개월째 같은 테잎을 듣고 있지만 아직도 해석이 안 되는 부분도 있고, 단어를 찾아도 그 단어 가지고 해석이 안 된다.

그래도 개의치 않고 그냥 틀어 놓고 다닌다.

 

그런데 한국에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간 듣던 테잎을 빼서 운전석 앞자리에 상자 안에 넣어두고 룰루 랄라 한국 노래를 듣고 있다.

출장자들이 이곳에 오면서 사들고 온 노래 C.D들이 많은데 운전하면서 들으면 때로는 기분도 경쾌해지고, 차분해 지기도 하는데 그것들을 못 듣고 상자에 넣어 두었었다.

듣고 싶은 마음은 간절해도 영어가 더 우선이라 생각하며 잘 보관만 해 두었다.

 

그러면서 요즘 아주 행복하게 운전을 하고 다닌다.

생각해 보니 나도 참 웃긴다.

한국에서 2년을 살 것도 아니고 ,겨우 두달 머물다 올 건데 영어 안 해도 된다고 좋아하니 말이다.

갔다 오면 다시 영어와의 전쟁이 시작되지만 마음가는 대로 그냥 두고 싶다.

잠시 영어 테잎 안 듣는다고 세상이 반쪽나는 것도 아니고, 영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으니 말이다.

 

영어야! 두 달만 나를 좀 봐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