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야 놀~자

영어로 꿈을 꾸다.

김 정아 2005. 7. 24. 00:10

 2005년 7월 23일 토요일

 

이곳에 와 처음 2년 반 정도는 오로지 영어 공부하는데 정성을 쏟았었다.
큰 아이가 겨우 a b c정도를 알고 왔으니 아이들에게 기대할 것도 없기도 했지만 한국에 가져갈 가장 큰 수확물로 영어를 목표로 정했었다.
그래서 일주일에 4일을 열심히 출석을 했었다.
그러나 영어라는 게 맘처럼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 빨리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고, 미국 생활에 적응이 되면서 영어에 소홀하게 되어 올 1월부터는 도서관으로 일주일에 두 번 나가는 걸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방학을 맞으면서 도서관의 영어 공부도 방학을 하게 되었다.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심했는지 어제 밤엔 영어로 꿈을 꾸었다.
옆집의 미국 아줌마가 쓰레기를 모두 우리 집 앞에 쌓아 놓은 것이다.
봉투에 담아 내놓은 것도 아니고 햄이며 소시지 남은 걸 싸지도 않고 그냥 바닥에 방치를 해 두었고 벌레가 우글거리는 것이다.
너무 화가 나 동네 아줌마들을 불러 이래도 되는 거냐며 시민정신이며 일반적인 양심에 대해 영어로 연설을 했다.
동네 아줌마들이 모두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 편을 들어주고, 마침 외출에서 돌아온 옆집 아줌마에게 단체로 항의하는 거창한 꿈을 말이다.
꿈속에선 너무나 당당했다.
발음도 정확했고, 어법도 정확해 아무도 "excuse me?" 라고 되묻지도 않았다.

 

꿈에서 깨고는 너무 우스워 한참을 속으로 웃었다.
영어가 한참 발전할 단계에선 영어로 꿈을 꾼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난 아무래도 너무 내적 스트레스를 받아서 꿈으로 나타난 것 같다.
그리고 이왕 꿈이라면 더 멋진 꿈을 꿀 일이지, 누가 아줌마 아니랄까 봐 쓰레기 문제로 다투는 꿈이라니!

 

이곳에 사는 동안 영어가 내 최대의 과제이다.
이렇게 더딘 것은 아무래도 내가 노력을 안 하는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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