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야 놀~자

숙제도 못하고.

김 정아 2006. 3. 24. 01:09

 

2006 3 22일 수요일

 

아이들 봄방학과 더불어 도서관의 영어 수업도 지난 주에 일주일간의 방학에 들어갔다.

오전에 골프 연습을 좀 하고 도서관에 가려고 맘 먹었는데 무슨 날씨가 그리 추운지 양말까지 찾아 신고도 추워서 밖에 나갈 엄두도 못 내고 말았다.

 

뉴스를 보고 뒹굴뒹굴하고 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내 준 영어 숙제가 생각이 난 것이다.

방학 동안에 읽어오라고 내준 프린트가 갑자기 생각이 나 가방을 찾았다.

그런데 이 가방이 어디에 있는지 도저히 생각이 안 나는 것이다.

친구들이 공부 열심히 하라고 생일 선물로 사준 가방은 엄청 큰 크기여서 눈에 잘 띄는데 큰방, 작은방, 거실 구석구석을 약 20분 간을 뒤져도 안 나오는 것이다.

 

내 자신에게 실망스러워 한숨이 나왔다.

한때 내가 교사였다는 게 맞는 사실인가?

공부 안 해 오고 숙제 안 해 온다고 학생들을 혼냈는데 난 뭐냐?

이렇게 공부도 안하고 가방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4년을 살았다고 영어가 될 리가 없다.

결국 방학 동안 영어책 한 번 안 들여다 보고, 전자 사전 한 번 찾지 않은 것이다.

숙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 가야 하는데 도대체 가방이 어디 있을까?하다 차 트렁크가 생각이 났다.

트렁크 속에 얌전히 놓여 있는 가방!

부랴부랴 프린트 물을 꺼내서 정신없이 읽다가 다 끝내지 못하고 도서관에 갔다.

그래도 오늘은 다른 날 보다 말을 더 많이 했다.

그래서 나 자신을 기분 좋게 용서해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