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다음엔 혼자 오지 말아야겠다.

김 정아 2006. 3. 15. 09:49

2006 3 10일 금요일

 

이곳 집들은 살면서 수리를 해주어야 나중에 팔 때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한국과 달리 이사 할 때 모든 것을 새것으로 해 놓아야 한다.

벽의 못 자국도 다 없애 주어야 하고, 개스렌지나 오븐 등 모든 가재 도구들도 새 것처럼 깨끗이 청소를 해 주어야 한다.

화장실의 샤워 박스도 물때가 보이지 않도록 깨끗이 청소해야 한고, 벽의 손자국이나 더러워진 부분들도 깨끗이 해 주어야 한다.

가재 도구 고장 난 것들도 다 점검해서 고쳐주어야 한다.

그래서 집을 파는 일이 엄청 중요하면서 신경을 아주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다.

 

아이들 화장실 천장의 나무가 금이 갔는데 어제 사람을 불러 자잘한 것들을 수리를 했다.

문틀의 페인트 칠도 다시 하고 현관문도 다시 칠하고 자잘한 일들을 하는데 이틀이 걸렸다.

외출도 못하고 나도 오랜만에 앞 뒤 마당의 잡초들을 이틀에 걸려 뽑아 냈다.

뭐가 바쁜지 정원 들여 다 볼 시간이 없어 오랜만에 보았더니 잡초들이 크게 자라 있어 한참을 뽑아 냈다.

너무나 꼼꼼하게 손을 봐 주어 이제 오랫동안 집안에 신경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남편이 없는 것을 알고 아저씨들이 아주 작은 부분까지 본인의 집처럼 정성스럽게 살펴 주어 너무 고마워 예상 했던 가격에서 80불이나 더 주었다.

 

 

오후엔 한 친구의 남편이 승진을 해서 승진 턱을 내겠다고 했다.

친구들의 남편들과 점심에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는데 난 남편이 없어 망설였다.

그러나 우리가 한 두 번 만난 사이도 아니고 남편이 없어 안 가겠다고 말하는 게 더 이상하고 우스운 상황이 될 것 같고, 친구들도 내가 그런 말을 하면 이해를 못 할 것 같아(다른 친구가 그런 상황이라도 나는 막무가내로 가야 한다고 졸랐을 것이다.) 여자들끼리 차 한대로 모여 같이 갔고 남편들은 각자 점심 시간을 내 식당에 도착했다.

 

아주 익숙한 사이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았는데 생각외로 너무 불편함이 느껴졌다.

다른 부부들 사이에 홀로 낀 내가 너무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 지는 것이었다.

아무리 친한 친구들이어도 앞으로 이런 자리는 혼자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한국에서 이런 자리가 있었을까? 그래서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을까? 역시 부부는 쌍으로 놀아야 힘이 나는 것 같다.

 

*작은 아이가 사진 몇 장 찍어 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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