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23번째를 맞는 Katy festival

김 정아 2003. 11. 3. 12:34

내가 사는 곳은 Katy와 HOUSTON의 경계 지역이다.

행정구역으로는 Houston이다. 난 경계지역에 살면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아이들 학교만 해도 텍사스 지역에서 학력수준이 매우 높다는 케이리 구역으로 다니고 있다.

그리고 나의 성인 영어 클래스도 아이가 케이리 학교에 다니는 이유로 무료로 다니고 있다.

아마 이런 영어 공부를 돈을 내고 했다면 벌써 몇 천불은 지출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엄청난 세금과 school tax를 내고 있긴 하다.

그리고 교회와 한국 마켓은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휴스턴으로 다니고 있다.

정서상 난 케이리에도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오늘 23번째를 맞는다는 Katy festival에 갔다.

케이리 OLD DOWNTOWN에 들어서자 길 양쪽으로 주차장이 되어버릴 만큼 케이리 모든 사람들이 다 나와서 축제를 즐기는 것 같다.

주차장이 부족해 한쪽에선 케이리 고등학교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들의 버스도 보인다.

쿵쾅거리는 요란한 음악과 함께 축제 분위기로 주위가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입구에 들어서니 많은 놀이 기구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고, 우리 나연이가 그냥 지나갈 리 없어 무려 24불이나 주고 티켓 24장을 샀다.

타는 것 하나 하나마다 티켓이 달랐는데 이제 나연이는 시시한 것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허리케인’ ‘펀 슬라이드’ ‘날으는 자전거’ ‘동굴기차’ 등 오빠가 없으니 경쟁자도 없어 자기 타고 싶은 것을 실컷 돌아다니면서 즐긴다.

원석이는 심한 독감에 걸려 3일이나 학교를 결석하는 초유의 일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잘 먹던 아이가 음료수도 , 밥도 , 과자도 아무것도 입에 넣지 않았다.

그러는 아이를 보고 주위 사람들이 죽을 끓여 날라주었다.

물론 나도 죽을 끓일 줄 알지만 나보다 앞서 태희는 전복 죽을 끓여오고, 선아는 야채 죽을 끓여오고, 유진이는 만두를 사다 주고 해서 엄마인 나는 할 일이 없었다.

그 아이가 독감에서 벗어나 이제 조금 기력을 회복했지만 아직 무리할 단계는 아니어서 선아 남편에게 맡겨 놓고 왔다.

선아와 아이들은 나와 함께 축제에 나왔고.

티켓을 다 쓰고서 이제 전시 물들을 찾아 나섰다.

할로윈이 얼마 안 남아서 곳곳에서 호박들과 할로윈 용품들을 팔고 있었다.

미술센터에서는 도자기 빚는 물레를 가지고 나와서 미술가 한 사람이 시범을 보이고 있었다.

아이들은 처음에 손에 흙이 묻을까 조심스러워 하다가 완전히 두 손 바닥 가득히 진흙을 묻히고 낄낄거리며 즐거워했다.

자석이 붙은 조그만 인형에 색을 칠하면서도 즐거워했고 길거리에 검정 옷을 입고 락을 부르는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무대도 함께 흥겨워 할 수 있었다.

거리 거리에서는 유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노점상에서는 시선을 끌만큼 예쁜 물건들이 넘쳐 났다.

그러나 날이 너무 후덥지근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없어서 두 시간 남짓 머물다 돌아왔다.


분홍색 셔츠에 파란 바지를 입고 모자를 쓴 아이가 나연입니다.
그리고 두 아이는 자매지간으로 가영, 주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