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24일 일요일
남편은 회사 일이 너무 바빠 올 여름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한꺼번에 일주일을 쉴 수가 없고,
간간이 하루씩 쉬어야 한다고 했다.
남편이 쉬지도 못하고 회사 일을 해야 한다는 속상함 빼고는 여름휴가를 못 가는 것에 대한 섭섭함은 전혀
없다.
방학을 하자마자 뉴욕 여행을 갔다 오기도 해서 여행에 대한 미련도 전혀 없다.
이곳에 사는 4년 동안 남부럽지 않을 만큼
미국을 여행했고, 미국 국내는 더 이상 가고 싶은 곳도 없다.
그래도 아이들이 서운해할까 봐 오늘은 지우네랑 샌안토니오 근처의 comal river로 래프팅을 가기로
했다.
새벽 6시에 출발해 중간에 아침식사를 하고 10시쯤 목적지에 도착했다.
잔잔한 강 위로 각양각색의 튜브와 보트가 떠다니고
있었다.
우리도 튜브를 빌려 래프팅을 하는 강의 상류에 도착했다.
물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맑은 강물에 고기떼가 오가고, 사람들은
튜브에 앉아 바람이 부는 데로, 튜브가 흘러가는 데로 몸을 맡기고 유유자적하게 앉아 있었다.
강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처음엔 물 속에 발을
담그기도 망설여 질 정도였다.
그러나 겁 없는 아이들은 어느 새 옷이 흠뻑 젖었고, 어른들에게도 물세례를 끼얹어 우리도 가만 앉아 있을
수 없게 되었다.
강을 따라 내려가니 어느 곳은 물놀이 공원처럼 굽이굽이 돌아가는 세찬 물결을 만나고 또 어느 곳은 잔잔해 튜브에서
나와 걸을 수도 있었다.
강을 따라 거의 한 시간쯤 내려가니 래프팅이 차단되어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강의 상류로 올라오고 , 다시 내려가고
를 여러 차례 하면서 텍사스의 100도가 넘는 더위는 이미 멀리 달아나 버렸다.
튜브 안에서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우리는 너무나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내고 왔다.
*우리가 막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강물이 맑아 바닥이 다 보입니다.
하얀 셔츠를 입은 남편. 어린아이처럼 즐거워 보입니다.
*까만 튜브를 빌리기도 하고, 자기가 가져 온 것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아이스박스를 튜브에 매달고 그안에 맥주나 간단한 간식거리를 넣어 즐기기도 합니다.
*노란 보트를 탄 사람들은 강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들입니다. 수시로 강을 오가더군요.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공원을 지키는 경찰들입니다. 두 경찰이 만나 무슨 대화를 하고 있을까요?
*강가에서 나와 몸을 말리고 또 들어가고. 참 자유로워 보입니다.
*저런 간이 휴게소에서 우리는 준비해 간 아침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덕분에 너무 저렴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일인당 10불, (보트 빌리고 셔틀버스 타고, 주차하고) 로 하루를 보냈으니까요
'지극히 미국적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주재원 가족의 일상을 통해 본 카트리나. (0) | 2005.09.09 |
---|---|
수영장에서 느낀 이들의 질서의식 (0) | 2005.07.29 |
동네 도서관에서 만난 한글. (0) | 2005.06.26 |
아시안 가정을 습격하라! (0) | 2005.05.27 |
여름방학이 두렵다! (0) | 2005.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