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엄마들도 놀고 싶어!

김 정아 2005. 7. 16. 01:08

2005년 7월 15일 금요일

 

지난 주 친구들이 모여 굳은 약속을 했다.
"방학이라고 아이들만 신나게 놀고 이곳 저곳 좋은 프로그램 다 찾아다니며 많은 경험했는데 우리는 뭐냐?"
"다음 주엔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엄마들끼리 하다 못해 영화라도 한 편 보던지, 아니면 골프라도 한 번 치러 가자"
"그래, 아이들 한 집에 몰아 놓고 우리도 좀 놀자. 아이들 생활만 중요하냐?"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에 아이들에게 또 다시 우리의 자유시간을 뺏겨 버렸다.
우리 지역의 second baptist 교회에서 성경학교가 열린 것이다.
프로그램의 내용과 질이 어느 곳에 비해도 나무람 없는 훌륭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작년엔 일정이 겹쳐 못 보냈고, 올핸 생각도 못했는데 우리가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는 걸 어떻게 알고 이번 주로 정해졌는지 고맙기만 했다.
무료이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너무 밝은 얼굴로 참가하길 원했다.
엄마 된 죄로 우리가 양보해야지 다른 방법이 없었다.
본관 건물로도 모자라서 강당과 옆 건물까지 성경학교 학생들을 위해 개방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월요일 아침에 'new registration' 등록하고 아이들을 맡기고 왔는데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한다.
모래 장난에, 팀으로 그림그리기, 원반 만들기 등등의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더니 오늘은 이동식 수영장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물 속으로 뛰어 들어 신나게 놀았다.

 

성경학교에서 어떤 성경을 배웠고, 주님 말씀을 얼마나 듣고 왔는지 사실 난 별 관심이 없다.
나 자신 날라리 카톨릭 신자임을 한 번도 부인 한 적 없고, 앞으로도 신실한 신자는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 일 것이다.
솔직히 내가 보냈던 목적은 여러 아이들과 어울려 즐겁게 뛰어 놀고, 집에 있으면 나만 괴롭히고 오빠와 싸우는 꼴도 보기 싫어서 보냈을 뿐이다.
사실을 고백하고 나니 교회측에 엄청 미안하긴 하네.

 

여하튼 이번 일주일도 우리 엄마들은 불쌍했다.
다음 주는 기필코 외출을 하고야 말 것이다.

 

*성경학교가 열리기 두 달 전쯤 예약을 받는데 당일 오는 사람들도 받아 주었습니다.


 

*4,5학년은 교실을 차지하지 못하고 이렇게 강당으로 쫒겨 났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많은 관계로.


 

*아침에 설치된 물놀이 용품들입니다. 아직 아이들이 아무도 없습니다.


 

*하얀 거품은 아빠들의 면도 크림입니다. 온 몸에 바르고 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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