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월요일이면 생각나는 분들

김 정아 2024. 10. 8. 04:32

2024년 10월 7일 월요일
 
월요일이 되면 생각나는 분들이 있다.
코비드 전까지 거의 6년 넘게 매주 월요일마다 고속도로를 한 시간 운전해 나를 보러 오시던 John과  Amanda부부가 그 들이다.
처음 그들을 보았을 때 흑백 커플이어서 눈에 들어왔는데 그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월요일이 되면 우리 가게를 찾으시는 것이다.
그러다 친분이 쌓이면서 그들은 우리 가게의 직원들 이름까지 다 외우고, 새로운 직원이 오면 그 직원 이름까지 기억하신다.
물론 내 남편과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그들은 내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대학원을 가는 것 까지 지켜 봐 주신 분들이다.
 
내가 월요일에 가게에 못 나올 계획이 있으면 미리 그 분들께 말씀을 드리고, 그 분들도 월요일에 다른 일이 생기면 다음 주에는 못 온다고 말씀을 하신다.
 
어느 해엔가 가게 화단에 토마토가 나서 자라고 있었다.
패티오에서 먹던 손님이 버린 토마토에서 싹이 났는 지 여러 개가 나왔는데 다 뽑아버리고 그 중 튼실한 한 개만 남기고 있었는데 존은 매주 월요일마다 그 토마토를 지극 정성으로 키워 주었다
키가 좀 커지니 집에서 철망까지 가지고 와 씌워 주었고 물을 주고 얼음을 주면서 수확한 몇 개의 토마토를 나눠 먹었던   추억도 있다.
 
그러던 것이 코비드가 시작 되어 가게 다이닝을 닫게 된 2020년 2월 정도인가부터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도 세월이 지나 지금 2024년인데 그들의 소식을 들을 수가 없다.
그들의 전화번호는 묻지 않았으니 알 수가 없고, 전에 이 메일을 주고 받은 것이 있어 이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없다.
그들은 80이 넘으셨고 아만다는 암투병을 하다 완치 판정을 받으신 분이다.
아마도 코비드 시국에 두 분 중 한 분이 변고를 당하셨나 라는 섣부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제는 큰 아이가 전화가 와서 ' 엄마, 존할아버지하고 아만다 할머니 요새 가게 오셔?" 라고 묻는다.
"어머나 ,너랑 엄마랑 요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네.코비드 이후에 통 안 보이신다" 했다.
 
월요일인 오늘, 난 잠깐 두 분의 생각에 젖어 있다.
 
 
*존이 입고 있는 저 연두색 티셔츠는 저희 가게 유니폼입니다.
여유분이 있어 드렸더니 아주 잘 입고 다니셨습니다.
그들이 오면 제 점심 시간이 시작됩니다.
그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 일주일 보낸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저 쇼파를 몇 년 전에 리모델링하면서 하늘색으로 바꾸었는데 그것도 못 보셨네요.
새로운 쇼파라고 엄청 좋아하셨을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왼쪽의 가게 음료수 컵도 이제 저것이 아니고 그래픽이 바뀌었는데 그것도 못 보셨습니다.
저 컵에 사람이 몇 명 있고 강아지도 있다고 저한테 말씀 해 주셨는데...
 
이렇게 사진 한 장이라도 남아서 얼마나 다행인 지 모르겠어요.
건강이 악화되어 운전을 못 해서 우리 가게에 못 오셔도 되니 그냥 살아계시기만 해도 감사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