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7일 금요일
딸아이는 이제 의대 졸업을 2개월 정도 앞두고 있다.
작년에 이비인후과로 진로를 결정하고 레지던트 원서를 여러 곳에 냈고 그 중 8군데 면접을 봤다.
그 기간을 다 거쳐 이번 월요일에 미 전역의 의과 생들이 동시에 레지던트 합격을 했는지 안 했는지 통보를 받게 된다.
이비인후과는 경쟁이 치열해 합격률이 60프로 대이다.
그 소리를 듣고 나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딸아이가 의연해 아무렇지도 않은 줄 알았다.
그런데 발표되기 일 주일 전에 울면서 전화가 왔다.
레지던트에 합격을 못 할까봐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 잔다고, 내가 레지던트에 합격을 못 해도 엄마 아빠는 나를 여전히 사랑할 것이냐고.
그 말을 듣는데 그간 우리가 걱정할까봐 그렇게 의연한 모습을 보였던 거구나 생각이 들며 안심을 시켜 주었다.
전화를 끊고나니 나 역시도 불안감이 엄습했다.
Last name이 아시안이어서 혹시나 차별을 받지나 않을 지 하는 엉뚱한 걱정도 들고 발표가 나는 월요일 새벽에는 3시에 잠이 깨서 안절부절 못 했다.
그리고 아침 9시 4분에 딸아이의 합격 메세지를 받았다.
딸 아이 학교에서는 6명이 이비인후과에 지원을 했는데 3명만 합격을 했고 미 전역에 320명을 뽑는데 500명이 훨씬 넘는 의대생이 지원했다고 하니 딸아이가 무서워 할 만했다.
월요일에 합격, 불합격 통보를 받았고 오늘은 나연이네 학교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모든 의대생이 어느 곳에 배정되는가를 발표하는 날이다.
일단 그 장소에 오는 의대생은 앞으로 의사가 될 것이 분명하고 어디로 가는가 하는 또 하나의 관문이 남아있었다.
가족들이 축하하는 이벤트라 우리도 어제 샌안토니오에 와서 예비사위와 저녁을 먹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떨리는 마음으로 지정된 장소에 갔다.
시간이 되어 호명된 사람은 단상에 나가 관계자에게 받은 카드를 열어 확인을 하고 어느 병원에 매치되었다고 발표를 한다.
나연이 이름은 다섯 번 째 정도에 불려졌는데 아이가 발표를 안 하고 갑자기 사라졌다.
우리는 직감으로 그 중에서도 원치 않는 곳에 매치가 되었나 짐작을 하고 아이가 어디 있는지 눈으로 살펴봐도 보이지가 않았다.
날은 엄청나게 추워 몸이 덜덜 떨렸는데 마음까지 떨리기 시작했다.
한참 후에 아이가 문자를 보내와 안으로 들어오라고 해 가 보니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계속 울고 있었다.
아이가 , 우리가 원했던 1순위는 예비 사위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대학병원이었는데 매치가 된 곳은 Texas Tect 대학 병원이었다.
우리는 괜찮다고, 텍사스 텍도 엄청 좋은 병원이라고, Andrew가 텍사스로 이사를 오면 된다고 간신히 위로를 했다.
사실 이비인후과 320명 안에 든 것도 대단한데 1순위에 지명이 안 된 것은 아무 문제가 아닌 것이다.
1순위에 지명이 된 학생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레지던트에 안 될까 울었던 아이가 이제 1순위에 안 되었다고 대성통곡을 한다.ㅋㅋ
한참 후에야 아이는 진정이 되어 친구들과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생각해 보니 자기가 좋은 병원에 된 것 같다고 좋아한다.
아이는 올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중요한 레지던트에 합격을 했고 이제 28일 후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짝을 만나 결혼을 하고 6월엔 의사 생활을 시작한다.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아이가 이렇게 성인이 되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욕심 많고 당찬 딸의 앞 말을 축복한다
남편은 나의 등을 두드리며 “ 당신 ,두 아이 다 의사로 키워 내느라 고생 많았어” 한다
나도 남편에게 “ 당신도 아이들에게 바른 길 제시하며 잘 키워주어서 고마워” 했다
난 오늘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이다
식당에 딸린 공원인데 학교에서 5시간 임대했어요
매치된 학생들의 가족들이 모여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름이 불려지면 카드를 받고 연단에서 자기 이름을 말하고 어디에 매치되었는 지 발표를 합니다
눈물을 훔치고 평정심을 되찾고웃으면서 사진을 찍네요
4주후에 결혼을 합니다
예비신랑이 버지니아에서 내려와 함께 하고 있어요
의대 4년간을 함께한 베프들입니다
한명은 켈리포니아, 한명는 미주리, 한 명은 샌안토니오로 매치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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