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 다른 나라 구경하기

드디어 음성 판정을 받다.

김 정아 2022. 6. 11. 17:02

2022년 6월 8일 수요일


코비드 확진으로 일요일 비행기가 내일인 목요일로 연기가 되었다.


어제도 양성을 받았지만 내일 비행기를 놓고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아야 했다.


어제 약국에서는 나에게 더 이상 검사는 안 해주겠다고 했다.


확진자를 다시 마주하는 것은 그들도 꺼림칙했을 것을 것이라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


검사를 해 주는 곳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다.


생각하다 배를 타고 마르코 폴로 공항에 가 보기로 했다.


보통 수상택시 130 유로를 주고 두 번 나가 봤는데 오늘 보니 수상 버스로 15 유로 짜리가 있어 그것을 타고 나갔다.

수상 택시보다 시간은 두 배가 걸리지만 이 상황에서 나의 시간은 죽어 있고 ,시간은 결코 나의 우선 순위가 아니다.

내 몸의 상태는 어제와 다를 바가 없었다 .


딱히 나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지만 검사라도 받지 않으면 너무 무기력해 질 것 같았다 .



떨리는 마음으로 검사를 받고 약 15분을 기다려 받은 결과서엔 ‘ negative’라는 칸에 표시된 한 줄이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내 눈에서는 잔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


그간 충분한 휴식과 운동은 잘 하고 있었지만 도통 먹을 수가 없었다.


내 입맛이 그런지 맛 있는 것도 없었고 억지로라도 먹어 영양보충을 해야 코로나도 빨리 이길텐데 그러지 못한게 스트레스 였다.


그런데 음성 결과지를 받아들고 호텔에서 먹는 한 잔의 맥주와 스파게티는 너무나 달콤했다.

세계 최고의 관광지 베니스에서 일행은 다 떠나고 혼자 남은 5일간은 잠깐 감옥으로 바뀌었지만 다시 내 인생 최고의 섬이 된 오늘, 난 베니스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열심히 걸었다.



골목 곳곳을, 그리고 동네 아름다운 공원들을 눈 속에 ,마음 속에 담으며 나의 베니스를 만끽했다

 

*아침에 마음도 우중충한데 이렇게 비가 내려서 마음을 더 우울하게 했습니다.

 

*마음을 조금이라도 털어내기 위해 걷다보니 이렇게 수영복 입은 여성 조각상이 있어 들어가 보았습니다. 정말 너무나 섬세하게 땀 한 방, 모래 한 주먹도 묘사가 되어 있어 감탄했습니다. 분명 훌륭한 조각가였을텐데 제 마음에 조각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처한 상황이 최악이었으니까요.

 

 

 

 

 

 

 

 

 

 

호텔에 돌아와 보니 배가 고팠습니다. 그 동안은 배가 고픈지 어쩐지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음성을 받고 보니 허기가 밀려와서 맥주 한 잔에 스파게티를 시겼습니다. 꿀맛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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