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엄마가 무심도 하지!

김 정아 2017. 8. 1. 09:57
2017년 7월 30일 일요일
어제처럼 무지 더워 104도까지 올라간 날, 딸 아이 이사를 위해 오스틴에 다녀왔다

7월 31일까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비워줘야 하고 들어갈 집은 8월 7일에나 들어갈 수 있어 상황이 복잡하게 되었다 

아이는 일주일간은 친구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지만 당장 이사짐은 빼 주어야 하니 토요일 오후에 휴스턴에서 출발해 짐을 싸고 다 끝내지 못해 우리는 호텔에서 하룻 밤을 묵고 일요일 아침에 짐 싸는 것을 다 마쳤다

처음엔 storage에 짐을 맡길까 했는데 다시 짐을 트럭에 옮겨 싣는 것도 문제여서 u haul 트럭을 빌리고 u box를 빌려 그 박스 안에 보관하기로 했다
짐이 어찌나 많은 지 u box 하나에 안 들어가 다시 가서 하나를 더 렌트 해 왔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햇살은 따가워 기진맥진해 가며 겨우 간신히 마쳤다

8월 7일에 다시 가서 짐을 집에 넣어주고 와야 하는데 나는 더 못 온다고 둘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

그런데 돌아오면서 나는 정말 많은 반성을 했다

나는 당연히 아이가 아파트에서 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가서 보니 주택이었다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놓고 주위의 많은 한국 엄마들은 아이가 먹을 한국 음식들을 만들어 아이 손에 들려 보내고 또 많은 부모들은 직접 음식들을 해 나르기도  한다
난 지금껏 아이 먹을 음식을 한 번도 해주지도 않았지만 아이 집을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무심하고 불량스러운 엄마를 두고도 아이가 바르게 커 준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정말 내가 아이들을 아무 정성 없이 날로 키웠구나 라는 반성을 했다

친정엄마는 "너는 애미가 되어갖고도 어떻게 그렇게 새끼들 걱정을 안 하냐" 하신다
돌아보면 난 참 애들 걱정을 안 하고 애들보다 내 몸 걱정을 더 많이 하고 산 이기적인 엄마였다

참 많이 나를 돌아본 시간이었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난 내가 더 우선인 이기적인 엄마일 것 같다 

애들아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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