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일 금요일
어느 날인가 쓰레기를 비우려고 보니 스레기통 안에 멀쩡한 내 신발이 들어가 있었다.
비록 조금 낡긴 했지만 편해서 내가 자주 신는 신발이었고 아직 쓰레기통에 들어갈만한 상태는 아닌데 내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그런 만행(?)을 저지를 사람은 남편밖에 없었지만 아무 소리 안 하고 다시 꺼내 신발장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서 오늘 그 신발을 신고 가게에 나갔는데 잠시 가게에 다니러 온 남편이 그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을 보더니 왜 그 신발을 신었느냐고 묻는다.
"편하고 아직 멀쩡하니까 신지. 왜?"
"너무 낡아서 내가 버렸는데 다시 꺼낸 거야?"하고 묻는다.
"멀쩡한 신발을 왜 버려?" 몇 마디를 주고 받다가 나는 슈가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해서 메니저에게 가게를 맡겨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슈가 진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집으로 바로 가지 말고 중간에 만나서 어디를 좀 같이 가자고 한다.
그래서 한인 타운에서 만나 나연이는 내 차를 운전해 슈가와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남편 차를 타니 백화점에 같이 가서 내 신발을 사야 한다는 것이다.
집에 신발이 많이 있는데 무슨 신발을 사준다는 것인지 의아했지만 정말 몇 년만에 남편과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한다는데 맘이 설레 아무 소리 안 하고 따라갔다.
좁은 백화점 안의 신발 가게를 기웃거리다 남편과 내가 딱 맘에 드는 신발 하나를 골라 계산을 하고 나왔다.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신발을 샀지만 오랫만에 쇼핑이라는 것을 하고 나니 기분이 새로와졌다.
*남편이 사 준 신발입니다. 봄처럼 화사한 색이 맘에 들어서 샀지요.
*쓰레기통에 들어갔다가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낡은 신발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제가 좋아해서 남편 모르게 가끔씩 신게 될 것 같네요.
아직 버려질만한 상태는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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