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방학도 하고 임시 운전 면허도 받고...

김 정아 2011. 6. 13. 23:07

2011년 6월11일 토요일

지난 목요일에 방학을 한 나연이는 요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일을 하고 난 이후로 거의 발이 묶이다시피한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나연이 요즘 운전학원을 다니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전학원에서 두 시간을 보내고 이제 본격적으로 sat학원에 공부를 하러 다닌다.

어제는 임시 퍼밋을 받느라 운전 면허 발부해 주는 곳에 갔다.

이곳도 정부 예산이 부족해서인지 가까운  두 곳의 면허 발급소가 폐쇄가 되어서 다른 곳에 갔는데 접수하는 곳의 줄이 어찌나 긴지 입구까지 늘어서 있었다.

간신히 접수를 하고 기다리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세시간이 지나도 이름을 안 부른 것이다.

가게 일은 잘 되어 가는지 조바심은 나고 허리는 뒤틀려 내려 앉으려고 하고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되는지 물어보려고 사람들을 찾아도 물어 볼 사람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세 시간 반이 지나고서야 이름을 불러서 간신히 운전 임시 면허증을 신청하고 왔다.

 

오늘은 나연이 때문에 또 많은 시간을 밖에서 보내고 왔다.

아주 오래 전부터 허파에 바람이 들어서 모델학교를 보내 달라고 하는 것이다.

너무 기가 막히고 왜 하필 내 딸이 이런 나쁜 바람이 들었을까 의아해 하면서 일언지하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묵살을 해 왔다.

그런데 그 바램이 너무 간절해 모델학교에 이메일과 사진을 보내 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인터뷰를 하러 오라는 응답이 있었다는 것이다.

너무 거절만 하는 것이 안 되어 딱 한 번만 데려다 준다고 하고 갔다.

모델과 배우지망생이라는 아이들이 말도 안 되게 웃기는 아이들도 있었다.

물론 나연이도 그 중 한명이다.

나연이 살이 안 쩠다는 이유 하나 뿐이지 이쁜 얼굴도 아니고 볼륨이 있는 몸매도 아닌데  나연이보다 더 주제 파악 안 되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도 이상해 보였다.

난 내 딸의 주제 파악을 너무나 잘 하는 엄마라 이상한 엄마는 아니다.ㅎㅎ

하여튼 세 시간 이상 에이전시의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하고 왔는데 결국은 모델 학교 수강하라는 이야기인 것 같다.

나는 확실하게 나연이에게 말을 했다.

엄마가 널 데리고 온 것은 오늘 한 번 뿐이고 니가 정말하고 싶으면 니가 돈을 내고 혼자 모든 것을 책임 질 수 있으면 그 때 하라고 했더니 입이 댓발이나 나와서 집에 가는 내내 한 마디도 안 하고 토라졌다.

 

참 별난 딸 덕에 오늘도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나연이가 자기도 좀 쑥스러웠는지 모델 학교 간 것에 대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저한테 당부했습니다.

휴스턴에서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 나연이한테 아는 척 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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