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카라멜 사과

김 정아 2010. 11. 2. 23:16

 2010년 11월 1일 월요일

이벤트를 좋아하는 김나연이 갑자기 카라멜 사과를 만들어서 친구들하고 선생님께 주어야 한다고 야단이다.

그 고집을 내가 당할 수 없어 나연이를 데리고 마켓에 다녀왔다.

사과, 카라멜, 아이스크림 막대, 포장지를 사가지고 와서 혼자 꼼지락 거리더니 카라멜 사과라는 것을 만들어 냈다.

카라멜을 녹여서 사과에 뿌려서 하룻밤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카라멜이 딱딱하게 굳는다.

미국 사람들 식성도 참 이상하다.

사과를 그냥 먹는 것도 좋은데 왜 이상하게 달짝지근한 카레멜을 녹여서 같이 먹는지 알 수가 없다.

나한테 돈을 주고 하나 먹으라고 해도 먹을 맘이 없는데 말이다.

 

 사과 꼭지를 떼어 버리고 저렇게 막대를 중간에 꽂아 둡니다.

 

불에 녹인 카라멜 속에 사과를 한 번 담가 냅니다.

 

기름 먹인 왁스 종이에 올려 두고 냉장고에 넣어 딱딱하게 굳게 합니다.

 

아침에 냉장고에서 꺼내 하나씩 낱개 포장해서 가지고 갔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하네요.

 

 

 오후에 우편함에 갔더니 나연이 학교에서 편지가 한 장 와 있었다.

뭔가 하고 열어 보았더니 9학년 교감 선생님이 나연이한테 보낸 편지이다.

여기는 교장 선생님 한 분과 각 학년별로 교감 선생님이 한 분씩이니 총 네 분의 교감 선생님이 계신다.

congratulations로 시작한 편지에는 성적이 아주 좋으니 다음 번에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너의 성적을 지키라며 그런 너에 대해서 교감 선생님은 아주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니 2014년에 졸업할 너의 학년에서 너의 동료들과 shining star 중에서도 너는 가장 눈에 띌 것이라는 내용이다.

아니, 얼마나 공부를 잘 했길래 일도 많은 교감선생님이 편지를 보내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편지를 받은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고, 나연이의 성적이 전교에서 몇 등이나 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여하튼 기분은 끝내주게 좋다.

원석이 공부를 잘 했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어서 나는 원석이 고등학교 4년 내내 이런 편지를 받아 보지 못했다.

미국 선생님은 이렇게 아이들을 자극시키고 의욕을 불어 넣어 주신다.

아이는 그 편지를 읽더니 입에서 미소가 가시지가 않으며 오늘도 인터넷에 들어가 자기 성적을 체크하고 있다.

 

 

(여기는 각 과목 점수만 나오지 전체 몇 등인지는 알 수가 없답니다. 자식 자랑이 너무 심했지요?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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