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아들아, 고마워!

김 정아 2010. 6. 24. 01:59
 

2010년 6월 23일 수요일


*원석의 두 번째 메일

---- Original Message ----- 

From: 김원석
Sent: Tuesday, June 22, 2010 11:07 AM
Subject: second day

i got to rancesvalle...i walked 26km..i got a blister already and it is really cold in France....

Do i need to email everyday by the way? haha



*아빠의 답 메일
  2010년 6월 23일 수요일, 오후 22시 34분 18초 +0900
  김원석 <rhdrhdrn8@hotmail.com> 주소추가
  김정아 <kja65@hanmail.net> 추가
Once you have blister, please get advice at location you are staying. They had good way to solve your trouble.
And also you need to take some pictures and writing for yourself. And get the calling card or pay phone at alberge.
Once you call and give us no and I will call you. Those phone has their own no.
 
Regards





 





*원석의 세 번째 메일

----- Original Message -----
From: 김원석
To: dad
Sent: Wednesday, June 23, 2010 10:05 AM

I tried sending mom an email but it keeps saying that it failed..tell her. i got to Zubili. i couldnt get to losarano.
i tried what  ajussi told me to do but it hurts more than it helps so i stopped..



*아빠의 답메일



  2010년 6월 25일 금요일, 오전 07시 53분 17초 +0900
  김원석 <rhdrhdrn8@hotmail.com> 주소추가
  김정아 <kja65@hanmail.net> 추가
How's your little toe?
You need to wrap with ear plug with more to make it straight.
At the beginning, it hurts, but it will be OK soon.
 
Today, You might be in Pamplona/Iruna.
 
Be safe and pray for god from your heart.
 
Regards
 

아들의 두 번째, 세번째 메일을 받았습니다.

둘째 날 26키로를 걸어 발에 물집이 생겼답니다.

당연히 발에 물집이 생기고 터지고를 몇 번씩 반복해야 목적지까지 도착하리라고 생각은 했는데 막상 두 번째 날 벌써 물집이 생겼다니 맘이 안 좋네요.

남편은 머물고 있는 알베르게에가서 물어보고 문제를 해결 하라고 했는데 세번째 메일에서는 그런 시도들을 그만 두었다고 합니다.

발에 물집이 생기는 바람에 목적했던 곳까지 못가고 중간에서 묵었나 봐요.

원래 그날 목적지가 Iosarano였는데 Zubili까지 밖에 못 갔나 봐요.

그럼 어떤가요?

걸으면서 몸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당부했거든요.

욕심 부리다 몸에 무리가 오면 안 하느니 못하니 천천히 몸 상태를 살피면서 가라고 했어요.


저는 아들의 첫번째,두번째 메일을 보고 마음이 서운했어요.

저한테 메일을 같이 보낼 수도 있는데 왜 저한테는 안 보내고 아빠한테만 보내나 했지요.

아빠만 부모고 엄마는 부모가 아닌가했답니다.

그런데 세번째 메일에서 답을 찾았네요.

제가 한국 메일만 가지고 있었으니 아마도 스페인에서 보내기가 문제가 있었던 가 보아요.

저한테 보내려고 몇 번 시도를 했는데 메일 보내기를 실패한 것이지요.

역시 우리 아들이지요. 왜 엄마를 생각안 했겠어요.하하.

여하튼 이렇게 앉아서 아들의 상황을 알고 있으니 마음이 아주 날아갈 듯 가볍네요.


메일을 보면서 저는 아이가 한국인들을 만나서 대화를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ajussi'라는 말이 아저씨 같은데 저런 표현을 평소 영작에서는 안 쓰거든요.


여하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본격적으로 올랐으니 벌써 다 끝낸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잖아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고요.


요즘 블로그 내용이 다 원석이의 스페인 산티아고  이야기네요.

어쨌거나 엄마에게 자식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 이해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