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야 놀~자

와우, 드디어 1년 수업이 끝났다.

김 정아 2010. 5. 26. 05:08

2010년 5월 25일 화요일

영어반 수업이 지난 주로 모두 끝나고 우리도 다음주부터 여름방학에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오늘 우리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점심을 같이 먹는 자리를 마련했다.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한시간 반 밖에 안 되는 수업을 하자니 꾀가 나서 매주 화요일 아침마다 '오늘 안 가면 안 될까? 오늘 하루 빠질까 '라는 유혹에 시달리며 1년을 다녔다.

그러면서도 집에 에어컨이 고장나 수리를 온다는 날, 단 하루 결석을 하고 나머지는 여하튼 열심히 다녔다.


미국에 오던 해부터 끈질기게 영어 수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의 영어 실력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발전이 없다.

그래도 나가서 단어 하나라도 알아듣고 오니 나 스스로 열심히 다닌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참 크다.


우리 선생님은 70이 넘은 연세에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참 많다.

당뇨로 고생을 하시면서도 월요일에서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집에 있을 틈이 없이 열심히 사신다.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하고, 화학 교사 출신이어서 지금도 집에서 고등학생 과외를 하기도 하고, 브릿지게임 클럽에도 다니고, 교회에서 합창단으로 활동도 하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신다.

노년에 혼자 살고 계셔도 참 활동적이어서 보기 좋은 모습이다.

오늘 선생님의 개인적인 생활 하나를 더 알게 되었다.

1남1녀를 두신 선생님은 아들이 신장에 돌이 생겨서 직업도 잃고 거의 1년간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그 아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 하고 우리에게도 병의 진척을 열심히 설명해 주셨다.

수술만 하면 간단하게 극복될 병을 의료보험이 없어 1년 넘게 거의 방치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이해가 안 될 정도이다.

우리나라라면 신장의 결석인지 담석인지는 병도 아닌 것을 고통스럽게 참고 참았는데 결국은 그 돌이 스스로 다 없어져서 얼마전부터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그 아들 이야기를 하셨다.

트럭 운전이 직업인데 몸이 좋아져서 사우스 캐롤라이나까지 운전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던 끝에 그 아들을 입양했다는 것이다.

아주 젊어서부터 당뇨가 있어서 아이를 못 갖는다는 말에 아들을 입양했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선생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다는 것이 정말 보통 일은 아닐 것이다.

천사같은 마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일텐데 참 존경스럽다.


여하튼 우리는 즐겁게 점심 식사를 하고 9월 7일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다음 주부터 영어 수업을 안 가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정말 무지하게 편하고 홀가분하다.

이렇게 뺀질거리니 영어가 늘 턱이 없다.ㅎㅎ

그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