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야 놀~자

영어 선생님의 72번째 생신

김 정아 2010. 10. 14. 11:58

 2010년 10월 13일 화요일

오늘은 우리 영어 선생님의 72번 째 생일이다.

예년엔 식당에서 우리 클래스 메이트들이 모여 식사를 같이 하면서 선생님의 생신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그런데 식당보다는 우리들 중 한 사람의 집을 개방해서 음식 하나씩 만들어 조용하고 조촐하게 치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나왔고, 영란 언니가 기꺼이 본인의 집을 개방해 주었다.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 직접 만든 한지 공예 작품들을 보며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선생님의 가족들은  다른 주에 사셔서 사실 생일에 같이 할 수 없는데 해마다 본인의 생일을 챙겨주는 우리들이 선생님의 가족이라고 말해주니 우리도 기분은 아주 그만이다.

72세라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등학생의 과외를 하기도 하고, 교회에서 자원봉사도 많이 하신다.

합창단원이기도 해서 우리 수업이 있는 화요일 아침마다 노래발표가 있고 그 발표가 끝나자마자 우리 수업에 오신다.

기력이 약해 앉았다가 다시 일어서는데 손을 잡아드려야 할 정도인데 어떻게 운전을 하면서 그 많은 활동들을 다 소화 하시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 정열때문에 혼자 사셔도 즐겁게 사시는 것 같다.

 

오랜 당뇨를 가진 선생님의 식성을 고려해 담백하면서 기름지지 않은 음식과 즐거운 수다로 선생님의 생신을 축하하고 돌아온 날이었다.

 

*왼쪽 두 번째가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대만 사람들입니다. 앉아 계신 분이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로 우리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