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일 월요일
남편 차가 앞에 있고 내 차가 뒤에 주차되어 있어서 남편의 출근을 위해 내 차를 빼려고 키를 들고 나갔다가 보니 운전석 문이 꽉 닫혀 있지 않고 살짝 열려 있었다.
'어? 이 사람이 어제 내 차를 가지고 나갔다가 와서는 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그냥 집으로 들어왔나? 이상하다?' 하고 차 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느낌이 영 이상한 것이다.
운전석 옆 자리의 글로브 박스가 다 열려있고,그 안에 있던 잡동사니들이 의자 위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천정의 선그라스 통도 열려 있고,휴대폰 충전하는 곳도 다 열려 있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해 남편을 불러 "당신이 이 물건들 다 내 놓았어?"하고 물으니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1불짜리 몇 장도 바닥에 널려 있고 아이들이 뭘 찾는다 해도 찾은 다음에는 물건을 다 제자리에 넣어 놓는데 그대로 방치하고 널어 놓은 것이 아무래도 누군가 차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 분명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새벽녘에 슈가가 짖었던 것이 생각이 난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뭘 찾다가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어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차에 들어 간 적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좀도둑의 소행이라는 것인데 바짝 긴장이 된다.
트령크에 싣고 다니던 골프 채도 어제는 차고에 넣어 두었고 , 내 차에 항상 넣어 놓고 다녔던 네비게이션도 때마침 남편 출장 가방에 들어 있고, 여러번 생각해도 뭐를 잃어 버린 것 같진 않다.
그런데 내집 drive way에 올려 놓은 차에까지 손을 댔다는 것이 기분이 섬찟하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에 상육해 그곳을 폐허로 만든 이후부터 우리 지역에 도둑들이 들끓고 있다.
한 집 건너 한 집씩 도둑이 들어 티비까지 들어내가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외출해서 집에 들어 올 즈음엔 '오늘도 무사하게 해주세요'라는 말이 저절로 기도가 되어 나오고 있다.
지난 야외 미사 때는 우리 구역의 터줏대감께서 도둑을 맞아 쇼파까지 털리고 지금 거지가 되었다고 하시면서 자세히 예방책을 말씀해 주셨다.
그 분 말씀이 자기네 지역에 스물 몇 가구가 털렸다고 하며 동양인들,특히 한국인들이 타켓이 되어가고 있다며 알람을 꼭 설치하라고 하셨다.
왜 한국 사람들은 현금을 집에 많이 가지고 있어서 돈 없는 사람들까지 덤터기를 쓰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한국인 여러분들!돈은 은행에 넣고 집에 가지고 있지 좀 마세요! 다 털어야 100불도 안 나오는 우리까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범죄의 대상이 되게 하지 좀 마시고요!)
한 낮에 성당의 주일 미사 후에도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털린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우리는 유리창도 깨지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이사를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시베리안 허스키라도 한 마리 더 사서 뒷마당에 키워야 할까 보다.
슈가가 새벽녘에 짖어 대어 황급히 달아난 것 같으니 슈가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아마 슈가가 짖지 않았더라면 원석이 차나 남편 차도 무사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우리 슈가가 밥값을 제대로 한 번 해 냈다.
슈가! 고마워!
*어제는 저렇게 앞에 주차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길거리도 아니고 , 내 집앞에 세워둔 차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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