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추수 감사절에.

김 정아 2010. 11. 28. 00:38

2010년 11월 25일 목요일

또 다른 한 해의 추수 감사절이 이렇게 다가왔다.

올해는 우리집에서 터키를 구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으면서도 선뜻 우리 집에서 모이자는 소리가 안 나와 주저주저 하고 있었다.

다른 날이라면 딱히 주저할 일도 아닌데 추수 감사절 음식은 내가 할 줄 아는게 하나도 없다.

터키도 한 번도 안 구워 봤고 크렌베리니 얌, 터키 스터핑, 메쉬 포테이토 같은 것들을 어떻게 하는 지 감도 안 잡히는데 우리집을 open하기가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 기도모임의 멤버 중 하나인 유진이 기도모임 사람들을 자기 집에 초대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 너무 좋아하며 가지고 갈 음식들을 하나씩 정했다.

추수 감사절 음식 중에 그래도 가장 만만하고 손 안 가는 것이 햄을 굽는 일어어서 나는 햄을 자청했고 다른 멤버들도 각자 가져 갈 음식들을 하나씩 정했다.

 

우리 자매들은 매주 한 번씩 기도모임으로 만나기 때문에 서로 친숙한데 남자들이 서로 한 번도 안 본 사람들이 있어 분위기가 좀 어색할 것 같아 그것이 걱정이 되었다.

미국 성당에 나가는 분도 있고 9시 미사에 나가는 분도 있고 10시 30분 미사에 나가는 가족도 있어 서로 만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리에 앉고 보니 8명의 남자들의 수다가 한도 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10시 30분이 지나 여자들이 집에 가자고 먼저 일어나도 남자들은 시간을 좀 더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서로 처음 만나 뭐가 그리 할 말들이 많고 웃을 일이 많은지 여자들보다 더 시끄러운 분위기였다.

남자들이 그렇게 서로 즐겁게 이야기하니 우리들도 기분이 좋아 가세를 했다.

 

타국에서 이렇게 한국어로 즐겁게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것도 참 감사하고 ,이렇게 다시 추수감사절을 맞게 해주신 하느님께도 감사드리고 ,좋은 친구들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다시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많은 가족들을 초대해 준 유진 가족에게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잘 보냈다.

 

집 주인이 음식을 너무 많이 했고 두 가지씩 해간 분들도 많아 음식이 넘쳐났습니다.

 

음식이 너무 많아  테일블을 두 군데 나누어 놓았습니다. 

 

집 주인이 터키를 두 마리나 구웠습니다. 하나씩 굽고 하나는 기름에 튀겨 놓았어요. 추수감사절 음식과 한국 음식이 골고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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