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Good bye, Mike!"

김 정아 2009. 9. 29. 23:42

2009년 9월 28일 월요일

우리 동네에 비글 두 마리를 키우는 'Mike'라는 아저씨가 있다.

개 두마리를 끌고 저녁마다 산책을 하는데  서로간에 별 관심 없으니 오랫동안 그냥 손 인사만 하고 지나치곤 했다.

그리고 후에 우리가 강아지를 사게 되었는데 그 아저씨의 개하고 같은 비글을 키우게 되었다.

 

어느 날 우리 슈가를 데리고 산책하는 나와 ,게비와 게이지라는 두 마리의 비글을 산책시키는 Mike가 길가에서 딱 마주쳤다.

그 아저씨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었는데 같은 종류의 개를 키우다 보니 건성이었던 인사에 조금씩 성의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서로 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오랫동안 안 보다 보게 되면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기도 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조금씩 하게 되었다.

 

Mike는 큰 엔지니어 회사에서 일을 하며 50대 초반으로 밖에 안 보이는데 손녀가 있는 할아버지이기도 했고 ,나도 내 남편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여름 휴가 간 이야기며 한국에 관한 이야기, 남편의 일에 관한 이야기도 하며 여느 이웃보다 친근하게 느껴졌다.

 

여름 기간 동안 게으름을 부리느라 슈가랑 산책을 못 하다가 지난 주부터 시작했는데 오늘 산책길에 Mike를 만나게 되었다.

아주 오랫동안 못 보았는데 여름 잘 보냈느냐 ,가족들은 건강하냐, 아들이 새 차를 운전하는 것을 보았는데 운전은 잘 하고 다느냐, 휴가는 잘 보내고 왔느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물어왔다.

나도 "지난 주에 당신 집에 거라지 세일을 하던데 무슨 일이 있느냐? 혹시 이사를 가느냐"고 물었다.

 

멀고도 먼 west Africa의 앙골라로 발령을 받아 부인과 함께 떠난다고 했다.

나이 50이 넘어서그 험하고 먼 곳에서 어떻게 근무를 할지 내가 다 걱정이 될 정도였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아들 내외와 손녀가 와서 살고 게비와 게이지 두마리의 비글도 아들네가 맡아 준다니 한 걱정은 덜었지만 그 나이에 영어도 안 통하는 곳에 가서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

내가 영어가 잘 안되어 그동안 마이크와 의사소통이 잘 안되긴 했지만 그래도 나한테는 친근한 이웃이었는데 아프리카까지 간다니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다.

앙골라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낯선 나라에 가서 잘 지내다 오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 하며 각자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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