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바바라 오코너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읽고.

김 정아 2009. 9. 24. 00:20

 

한국에 다녀온 친구가 읽어보라고 건네 준 책이다.

제목을 보고는 정말 유치한 내용의 만화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만화책은 아니고 아이나 어른이나 아무 생각없이 심각하지 않게 술술 읽어 나갈 수 있는 책이었다.

 

소녀 조지나와 동생 토비는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간다.

이렇게 사는 것이 지겹다고 아빠는 지폐 몇 장과 동전을 넣은 통을 던져주고 집을 나가 버리고 아파트에서쫒겨나 조그만 고물자동차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가련한 처지에 처했다.

엄마는 두가지 일을 하며 생활을 꾸려나가나 아파트를 얻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끝없이 이어지는 생활고에 허덕인다.

그러다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면 500불을 준다는 빛바랜 광를 보고 조지나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낸다.

 

개를 훔쳐서 사례금 500불을 받고 주인에게 건네준다는 것이다.

그 500백불이면 아파트로 다시 들어 갈 수 있는 돈이다.

조지나는 동생 토비와 함께 완벽한 계획을 짠다.

일단 500불 정도를 지불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개를 훔쳐 오는 것인데 며칠을 탐문을 한 수고로 마땅한 집을 찾고 그 집에서 '윌리'라는 개를 훔쳐 온다.

윌리의 주인인 카멜라 아줌마에 다가가 개를 찾아다 주면 사례금을 500불을 지불한다는 광고를 붙이라고 하는데 아뿔사 이 카멜라 아줌마가 윌리를 사랑하지만 지불 할 수 있는 돈은 15불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카멜라 아줌마는 이리저리 통화를 하며 돈을 구해보려 하지만 아무도 선뜻 500불을 빌려 준다는 사람이 없어 거의 실신지경에 까지 이르게 된다.

조지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윌리를 데리고 카멜라 아줌마한테 간다.

어떤 벌도 달게 받으려고 각오하고 갔지만 카멜라 아줌마는 너그럽게 용서해 주며 내일 윌리를 산책 시켜 줄 수 있느냐고 물어온다.

 

어린 소녀의 발칙한 상상이 귀엽기도 하지만 조지나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친구들은 같이 영화를 보고 걸스카우트에 다니는 평범한 일상의 생활을 하지만 조지나는 하루하루 남루해져가고 친구들은 하나 둘씩 곁을 떠나가고 샤워 한 번 하지 못해 맥도널드 같은 곳에 가서 얼굴만 씼을 수 있을 정도이다.

하루라도 침대에서 발 뻗고 자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나를 안타깝게 했다.

결국 homeless인 것이다.

그런 상황인 아이에게 '개를 훔치는 것은 아주 나쁜 일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조지나는 악마에게 잠시 휘둘렸지만 결국 그 착한 본성으로 돌아온다.

 

조지나, 이렇게 힘든 상황도 바람처럼 지나간단다.

그래도 너를 끝까지 지켜주는 엄마가 있으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라.

악마를 이긴 너에게 하느님께서 꼭 보상해 주실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