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폐차를 하다.

김 정아 2009. 7. 28. 22:11

2009년 7월 23일 목요일

원석이 운전면허증을 받고 보니 차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다.

기아 세도나를 9만 마일 가까이 탔는데 뒷심이 부족해 에어컨이 고장이 나 고쳐도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앞 유리창이 운전 중에 돌에 맞아 금이 가기 시작해 넓게 퍼지고 있다.

뒷범퍼도 깨져서 팔아도 제 값을 못 받을 터이다.

더구나 한국 차의 중고 값은 말하나 마나 이다.

그런데 미 연방 정부에서 헌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사는 사람에게 차종에 따라 최고 4500불을 지원해 준다는 소리를 듣고 고민 끝에 세도나를 오늘 폐차 신청하고 왔다.

미국 경제도 워낙 불황이다 보니 그렇게 해서라도 자동차 업계를 살리려는 고육지책이 아닌가 싶다.

천불도 못 받을 차를 적어도 그 이상은 받게 되었으니 다행이긴 한데 큰 사고 없이 우리를 지켜준 차라 아쉬움이 크다.

2003년에 사서 미국 22개 주를 통과해 나이아가라까지 갔다 온 차라 정도 많이 들었는데 중고차로 팔리는 것도 아니고 엔진 멀쩡한 차가 그대로 폐차가 된다니 서운해서 차를 보고 또 보고 했다.

숨결 없는 물건이어도 정이 들어 오늘 맘이 참 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