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9일 금요일
여름방학이 되면 한국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들이 참 많다.
방학기간이 길다 보니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길게는 두 달 정도 있다 오는 가족들도 있고, 한달 정도는 기본이 되기도 한다.
이번에 윤지네도 우여곡절끝에 한국에 갔다.
달라스에서 가서 대한항공을 타고 가기로 하고 휴스턴에서 달라스 가는 비행기를 탔다.
휴스턴은 가뭄으로 고생이 심한데 5시간 밖에 안 걸리는 달라스엔 그날 비가 엄청 많이 왔었다고 했다.
비행기가 달라스 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빙빙 돌다가 오클라호마로 갔는데 나중에 기상상태가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고 달라스로 가긴 했는데 이미 한국행 비행기는 출발해 버리고 만 것이다.
같은 여정으로 한국으로 가는 가족 세 집이 모여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렌트카를 빌려서 그 먼길을 다시 돌아온것이다.
그리고 3일후에 다시 달라스로 갔는데 비행기표가 너무 비싸서 새벽에 5시간을 운전해서 달라스에 도착해 겨우겨우 한국에 간 것이다.
그래서 유독 여름이 되면 돌싱이 되는 아빠들이 많아 오늘은 혼자 있는 아빠들을 불러 저녁을 같이 먹었다.
음식 솜씨가 없다보니 이것 저것 차리기가 정말 부담이 된다.
그래서 스트레스 안 받는 음식이 뭘까 고민하다 여름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준비했다.
다들 땀을 흘리며 맛있게 드셔 주었다.
2009년 6월 20일 토요일
요 몇 달 남편은 토요일 일요일마다 골프를 빠지지 않고 다녔었다.
어느 날엔 하루에 라운딩을 두 번 하고 오는 날도 있었다.
주중에도 오후 늦게 나가는 날도 있었다.
그렇게 다녀도 내가 별로 잔소리를 할수 없는 것이 아이들이 이미 다 커버려서 특별히 아빠 손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주중에 워낙 스트레스를 받는데 주말 이틀이라도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야 할 것 같아서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오늘은 골프를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이들이 컸어도 주말에 가족과 같이 보내지 못하는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그러더니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아들을 데리고 나가더니 마켓에서 배추, 생강, 마늘, 파, 소금, 양파,무우, 갓을 잔뜩 사오더니 배추를 손질해 간을 해 놓는 것이다.
마침 김치가 없어 좀 담그어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쩜 그렇게 내 맘에 쏙 드는 이쁜 짓을 하는지 내 입이 엄청 벌어졌다.
그래서 나는 양념을 준비하고 남편은 그 외 부재료들을 씻어 잘라 놓고 시레기까지 삶아 놓았다.
간이 죽은 배추에 아이들과 같이 양념을 하는데 이 아이들이 장난으로가 아니라 정말 성심껏 나를 도와 배추에 속을 묻혀 주었다.
온 가족이 김치 담그는 것을 도와 난 오늘 별로 힘들지 않았다.
냉장고에 넣어둔 김치를 보니 정말 뿌듯하다.
남편 , 원석이, 나연이 오늘 정말 고마워! 고생 많았어!
2009년 6월 21일 일요일
오늘은 father's day다.
어제 아이들과 옷 가게에 나가 준비한 옷을 포장해서 남편에게 주니 남편은 기분이 아주 좋다.
오후엔 아버지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 집에 여러 가족이 모였다.
훌륭한 저녁식사와 케잌에 불까지 붙여 아버지들을 축하해 주고 내년 어머니 날의 이벤트를 기대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힘든 경제사정에 기가 죽은 아빠들이 오늘 하루라도 힘과 용기를 내어 내일부터 일상에 복귀하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아주 성의껏 도와 주어서 별로 힘들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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