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주님의 목소리를 들으려 귀를 세우고.

김 정아 2009. 5. 27. 11:51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오늘 하루도 일정대로 바쁘게 움직였다.

내 생애 처음으로 온 종일 주님을 찬미하며, 주님의 목소리를 들으려 귀를 종긋 세우고, 주님만을 생각했다.

 

번잡한 일이 없이 살았던 나도 이 조용한 산 속에서 외부와 차단되어 한 가지만 몰두하게 되니 휴스턴을 떠나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이곳으로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가 눈물과 함께 범벅이 되어 시도 때도 없이 흘러 나왔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울다 보면 남을 의식 할 수가 없다)흐느끼고 눈물 콧물 빼다 보면 스스로 정화 되는 듯한 느낌도 들고, 내가 주님의 은총 속에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식탁 위에서 식사 기도를 하면서도 눈물이 줄줄 흐르고 , 찬양 시간에도, 묵상 시간에도 이유 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신앙 깊은 봉사자들로부터 좋은 말씀을 들으며 그 분들이 오늘처럼 쓰러지지 않는 굳건함을 지키기까지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했고,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뿌리가 되기 위해 자주 성령 세미나에 참가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내 룸메이트 자매님 역시 미국인 남편을 두어 미국 성당과 한국 성당을 다니면서 힘들다고 투정부렸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 마음을 고쳐 먹고 양쪽 성당에서 봉사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충분히 느꼈으며, 그 시기 동안 아이들이 말썽 한 번 안 부린 것을 다 주님의 영광으로 돌리셨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고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모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이끄심이라고 찬미하는 모습은 나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잠을 잘 잤느냐고 묻는 할머니의 대답에 잘 못 잤다고 대답하자 "그래, 잠은 집에 가서 자고 여기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하느님만 생각해야지" 하는데 그 말에 온 진심이 담겨있어 나는 언제쯤 저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수 있을까도 생각했다.

 

정말 신앙 깊은 봉사자들과 세 분의 신부님 속에서 느껴지던 성령의 기운이 나에게도 서서히 다가오는 것 같다.

 

 *뉴 멕시코 주 알바커키에서 온 어린 친구입니다. 휴스턴에서 같이 살다가 4년전쯤 알바커키로 이주를 했지요. 서로 전화로 그리워하다가 성령 세미나에서 만났습니다. 원래 휴스턴에서 가는 우리를 만나려고 10시간 가까이 운전해서 오겠다는 것을 아이들은 남편에게 두고 같이 세미나를 하자고 해서 만났어요.3년 전에 우리가 알바커키로 만나러 간 이후 처음이니 정말 반가웠고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난 것 처럼 좋았답니다.

 

세 분의 신부님들과 휴스턴 본당 교우들입니다.

 

*달라스에서 오신 친구 경아자매의 부모님과 같이 간 자매입니다.

경아자매의 형제들이 부모님께 이번 세미나를 선물로 드렸답니다.

아버님께서 아주 재미있는 분이셨어요.

신부님께서 마지막 감회를 묻자 "집에 가서 성경 책 한 권 꼭 사겠습니다." 그 말에 모두 뒤로 넘어갔답니다.

신앙의 고수들이 모인 곳에서 성경책을 사시겠다는 농담을 멋드러지게 하셨지요.

 

*샌디에고에서 오신 반영억 신부님이십니다. 강론을 어찌나 재미있고 귀에 쏙쏙 들리게 하시는지 한 밤에도 조는 사람이 없었답니다.

'신발을 벗어라'와 '사랑합니다'라는 책을 내신 분이시기도 한데 황홀한 보조개와 훌륭한 유머를 가지신 멋진 신부님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