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7 화요일
이혼을 하고 지방에 있는 대학에 임시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진희는 참으
로 파격적인 사고를 가지고 살아가는 여성이다.
애인을 셋으로 맞추어 놓고 살아가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올인을 하지 않는
다.
하나가 떠나도 나머지 둘이 있기때문에 헤어지면서 울거나 매달리지 않고
소위 쿨하게 이별을 한다.
그중 가장 오랫동안 주위에 남아 있는 사람이 모교의 교수로 있는 현석과
기자인 유부남 종태가 있다.
물론 현석은 진희의 나머지 남자에 대해 알고 있으며 본인 또한 강진희를
독점하려는 마음이 없다.
그러나 강진희의 임신으로 진실로 강진희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청
혼을 했지만 거부 당한다.
유부남 종태는 가정을 가지고도 세상에서 본인이 가장 멋진 남자인 것처럼
모든 여성에게 호의와 친절을 베풀면서 강진희에게도 “내가 오직 사랑하는
사람은 너다”라는 싸구려 언행을 날린다.
진희의 친구인 윤선은 의사 남편과 유치원에 다니는 딸을 두고 신문사 기자
와 한 순간에 사랑에 빠져 가정을 등한시하다가 선수(?)인 상대방 남자의 배
신으로 다시 가정에 돌아온다.
결국 진희는 사생활이 문란한 여교수라는 투서를 받고 직장에 사표를 내고
돌아온다.
진희와 마지막 춤을 출 남자가 있을지, 아니면 마지막 춤을 영원히 남겨 두
어야 할지는 진희의 몫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나는 책을 덮을 때까지 찾아내지 못했다.
여성의 성해방인지, 페미니즘적인 여성상인지, 자유로운 성개방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마도 내가 40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극히 보수적인 세대여서인지 모르겠지
만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맘에 들지 않는다.
대학교수이면서 이 남자 저 남자와 한 침대에 들면서 스승이라고 출근해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나 또한 내 자식을 맡기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 같고, 유부남까지 애인으로 두고 있는 부도덕한 진희가 정말 맘에 안 들
었다.
종태 또한 어엿한 한 가정의 아빠이면서 남편인 몸으로 진희를 만나 불륜을
속삭이는 부도덕한 인간이다.
윤선도 뻔한 상대방의 거짓말을 사랑으로 듣고 몸을 내맡기고 가정을 소홀
히 한 부도덕한 인간이다.
현석은 가정을 가진 사람이 아니니 그 중에 그나마 봐 줄만한 사람이다.
책이고 드라마고 영화고 간에 이런 파격적인 소재가 아니면 사람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세대에 살고 있는 것인가?
'책의 향기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 그리샴의 '거리의 변호사' (1.2권)를 읽고. (0) | 2009.04.06 |
---|---|
박완서님의 '친절한 복희씨'를 읽고. (0) | 2009.03.06 |
백금남의 '소설, 신윤복'을 읽고 (0) | 2009.02.12 |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 (0) | 2009.02.04 |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을 읽고 (0) | 2009.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