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백금남의 '소설, 신윤복'을 읽고

김 정아 2009. 2. 12. 13:21

2009-02-11 수요일

작년 연말에 어느 방송사에서 신윤복을 여성이라는 전제하에 드라마를 만들

었고 그 주인공이었던 문근영이 대상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난 그 드라마를 단 한 회도 본 적이 없어 제목만 들었지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당연히 남자라고 배워왔던 신윤복을 여자라고 표현했다니 사람들의 상

상력이 대단하다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소설 신윤복이란 책도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한인회관에 마침 그 책이 있어서 빌려왔다.

 

조선시대 미술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一家를 이룬 사람들에

대한 기술이 아주 상세했다.

김홍도의 스승 표암 강세황, 김홍도, 신윤복에 이르는 계보들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신윤복의 아버지 신한평은 그림솜씨가 뛰어나 벼슬에 올랐으나 춘화도 몇

장으로 사약을 받고 집안은 갑자기 풍비박산이 나서 누이는 관기로 끌려가

고 어머니는 비명에 삶을 마감하고 신윤복은 어느 집에 의탁하게 되고 후에

스승 김홍도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도화서에서 그림 그리는 일에 몰두하며 지내는데 춘화 몇 장이 김홍도의 이름으로 퍼지게 되고 부정을 병처럼 싫어하는 정조대왕에 의해 김홍도는 파직을 당해 절에 숨어들게 된다.

다시 임금의 분노를 건드린 김홍도는 일본으로 떠나고 거기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윤복 역시 순탄치 못한 삶을 산다.

천재적인 기질을 가지고 형식과 정제된 틀에 매일 수 없는 성격으로 일탈과

세상의 금기를 뛰어 넘는 삶을 살아간다.

대감의 첩 송이와 도망을 치다가 결국 송이는 은장도로 자살을 하고 윤복은

정조 대왕에게 끌려간다.

정조 대왕은 윤복의 재주를 귀히 여겨 다시 한번 좋은 그림을 그려 오라는

명령과 함께 절에 칩거하며 스승이 준 서치홍포의 화두를 몇 달을 고민하다

가 절에서 피신하지 못하고 엄청난 폭우와 함께 불운한 생을 마감한다.

 

비록 인쇄판이긴 하지만 조선의 명화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고 ,

조선미술사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들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언젠가 꼭 한 번 유럽의 박물관에 여행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처럼

미술사에 대한 책들을 꼭 읽으며 공부하고 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오타인지 맞춤법을 몰라서 그런지 간혹 맞춤법에 맞지

않는 단어들이 나온다는 점이다.

인터넷에 막무가내의 한글파괴로 연재되는 인터넷 소설도 아닌데 말이다.

유배를 당해 떠나는 ‘귀양살이’를 귀향살이로 표현했고, ‘층층시하’라는 말을

층층시야라는 말로, ‘물으러’를 묻으러로 표현하고 우를 범하고 있다.

 

 

이 소설의 출간일이 2008년 11월 25일이다.

최신작을 미국에 앉아 보고 있는 기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 포스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