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3일 수요일
일요일엔 뉴올리언즈의 수정이네와 딸아이를 입양한 S네와 함께 집에서 큰 게를 삶아 맛있는 저녁을 함께 먹었다.
허리케인 구스타브로 인해 또다시 수정이네가 뉴올리언즈를 빠져 나와 휴스턴으로 피난을 왔다.
3년만에 다시 짐을 싸서 피난을 온 수정이네가 안타까워 어쩔 줄을 모르겠다.
모 선박회사의 지사장으로 뉴올리언즈에 파견을 나왔다가 이제 그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 취직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주 축하할 일이지만 또 다시 강아지까지 데리고 옷 몇개 달랑 들고 지난 토요일에 휴스턴으로 피난을 왔고 구스타브가 물러갔지만 다시 허리케인 ’헤나’가 온다는 소리에 뉴올리언즈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아직 호텔에 머물고 있다.
다시 큰 허리케인이 오게 된다면 뉴올리언스라는 도시 자체의 폐쇄를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아직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를 복구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왜 그렇게 어려운 일들이 발생하는 지 모르겠다.
아이들 개학한 지 일주일만에 다시 학교 문을 닫아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어정쩡한 피난 생활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힘겨운 상황이다.
딸아이를 입양했던 S네의 생활도 이제 차츰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 선 것 같다.
전학 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했는데 다행히 딸아이가 학교를 아주 맘에 들어하고 예전보다 얼굴에 웃음이 많아지고 밝아 보여 나도 마음이 놓였다.
아직도 아줌마 아저씨로 부른다는데 그것은 더 세월이 지나야 할 것 같다며 S의 엄마도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분명 S네 가족들은 천국행을 확보했을 것이니 나중에 나도 끝자리 좀 나누어 달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오늘 도서관 수업이 시작되었다.
방학 중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학생들과 수업을 계속했고 우리 반도 도서관의 여러 반 중에 가장 빨리 개강을 했다.
태희네 집에서 유진이와 점심을 하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오랫만에 도서관에 가는 발걸음이 참 행복하고 즐거웠다.
뭔가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만의 영어라, 아니 실력이 없어서 오늘도 헤매고 왔지만 그래도 머리 속에 영어 단어 하나라도 담았다는 사실에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 영어반 친구들과 선생님입니다. 가운데가 선생님이고요. 제일 왼쪽은 말레이시아 나머지는 대만 친구들입니다.제가 어디 있는 지는 다 아시지요? 저 중에 제가 미국 생활 제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영어는 제일 못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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