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7일 토요일
원석이는 오늘 생애 첫 homecoming dance party에 갔다.
두 달 전쯤 친하게 지내는 분이 “ 요즘 원석이 기분이 참 좋지요?” 한다.
우리는 “ 뭐 특별히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요” 했더니 웃으며 이야기를 해 준다.
원석이가 어느 여학생에게 이쁜 꽃 한 다발을 바치면서 homecoming dance party 파트너로 같이 가자고 프로포즈를 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가 온 한국 학생들 사이에 돌고 돌아 한국 학부모 사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 숫기도 없고 내성적이고 숙맥이라고만 생각했던 아이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참 대견스럽기만 하고 기쁘기까지 했다.
특히나 남편은 아주 좋아하며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다음날 백화점에 데려가서 양복에 와이셔츠, 넥타이, 벨트까지 다 사주었다.
그렇게 두 달 정도를 보내고 드디어 오늘 밤으로 homecoming party 가 다가온 것이다.
우리 부부는 처음 맞는 아들의 homecoming party를 어떻게 준비를 해 주어야 하는지 여기저기 물어보고 아이보다 더 긴장을 했다.
보통 여자 파트너를 리무진이나 특별한 차로 데리고 와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으나 밴드부 아이들은 각자 Daniel집에 모이기로 했다고 한다.
남편도 골프에 갔다가 중간에 빠져 나와 homecoming party를 맞아 특별히 세차한 차로 원석이를 태우고 다니엘 집에 갔다.
12커플이 모인 다니엘의 집에 각자의 부모들까지 모이니 넓은 집이 금새 차서 북적거렸다.
학부모들끼리 다들 인사를 나누고 남학생들끼리 사진을 찍고, 여학생들끼리, 커플끼리 기념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고, 아이들은 포즈를 잡아 주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난 원석이 파트너인 Kelsey 가 어떻게 생겼는지, 마치 선을 보러 가는 아들의 엄마라도 된 듯이 조바심이 생기기도 했다.
Kelsey는 키가 아주 커서 사진을 찍는데 원석이랑 키가 안 맞아 신발을 벗어 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했다.
그리고 특별히 치장을 하지 않고 드레스만 이쁘게 입고 왔다.
난 켈시에게 정말로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내성적인 아이가 정말 고민 끝에 힘들게 같이 가자고 했을 텐데 만약 켈시가 거절을 했더라면 우리 아이가 감당할 수 없을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엄마인 내가 봐도 우리 아이는 별 매력이 없다.
외모가 준수한 것도 아니고,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자다운 리더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나 있는 듯, 없는 듯한 아인데 고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수락해 준 켈시가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켈시 엄마하고도 인사를 하고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사진을 다 찍고 아이들은 차에 나누어 타고 예약된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은 후 파티 장소인 학교로 간다.
학교에서 자정 12시까지 댄스를 하고 after party장소로 다시 다니엘의 집에서 놀다가 새벽 2시에 여학생들은 집으로 가고 남학생들은 슬립 오버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통 after party장소에서 마약을 한다고 하던데 다니엘의 집에 모이게 되어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니 또 다행이다.
아이가 오늘 밤 아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돈독해져서 돌아왔으면 좋겠다.
아이를 데려다 주고 저녁을 먹으러 오라는 친구 집에 가서 들으니 자기 아들은 오늘 아침에서야 파티에 간다고 했다며 오늘 알았다고 하던데 우리가 너무 신경을 쓰고 살았나 보다.
양복을 입혀 놓으니 어른 같아 보이네요.
원석이 파트너 켈시는 왼쪽에서 두 번째 노란 생머리 진 보라 드레스를 입은 여학생입니다.
남자 아이들끼리
다니엘의 수영장에 나가 야외 촬영을 했습니다.
켈시는 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입니다.
동성별로 사진을 찍고 이제 커플들끼리 찍으라고 하니 쑥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커플끼리 찍고 있습니다. 원석이의 가장 친한 친구 다니엘입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주고 집을 오픈 해 주기도 한 친구지요.
원석이랑 켈시입니다.둘이 어울리나요?켈시가 신발을 벗어서 이제 둘이 좀 키가 맞는 것 같네요.
수영장에서 들어와서 다시 이층 계단에서 사진을 찍히고 있습니다.
켈시에게 포즈 좀 취해 달라고 했더니 친구들과 같이 찍겠다고 하네요. 제일 왼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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