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4일 토요일
뒷마당으로 슈가 오줌을 누이러 나간 원석이의 ‘악!’하는 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왜 그러느냐 고 물으니 “엄마! 여기 뱀 있어”하는 것이다.
맙소사! 뱀이라고?
나는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너 괜찮아?” 하고 물으며 허둥거리기만 했다.
그 뱀은 멀리로 달아나 버리고 원석이는 슈가를 데리고 들어왔다.
왜 그런지 올해 나는 우리 집 마당에서 뱀을 세 번이나 보았다.
두 번은 앞마당에서였다.
깻잎 모종을 하려고 꽃삽을 들고 오 갈 때 정말 젓가락 같은 실뱀을 보고 기절을 할 뻔 했다.
어느 날은 풀을 뽑으려고 나갔다가 왕뱀을 보기도 했다.
그 이후로는 밤에는 물론 낮에도 되도록이면 잔디밭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았고 아이들에게도 슬리퍼만 신고 잔디밭에 나가지 못하게 했었다.
아는 이의 남편이 깜깜한 밤에 차를 자기 집 드라이브 웨이에 주차 시키고 들어오다가 뱀을 밟았는데 독사였다고 한다.
정말 응급처치를 잘 해서 다리를 절단하지 않는 행운을 가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 일본 친구 구미코의 아이들이 문을 열어 두고 나가 놀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 날도 두 아이가 동네 아이들이랑 놀면서 문을 열어 놓고 있었는데 구미코가 주방에서 일을 하다가 현관으로 나갔는데 뱀 한 마리가 날렵하게 현관문을 타 넘어 들어서고 있더라는 것이다.
깜짝 놀라서 어찌 할 바를 모르다가 상자로 사방을 막아 두고 남편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상자를 빠져 나가 어디론가 사라졌단다.
혼비백산으로 여기 저기 찾다가 옷 방 속에서 발견해 밖으로 내 보냈다고 했다.
다행히 새끼였단다.
이런 저런 소리를 들은 것이 생각나 너무나 끔찍해서 난 슈가가 뒷마당을 오 갈 때도 항상 신경이 쓰인다.
현관 밖에 있는 운동화를 신을 때도 혹시나 뭐가 들어있지 않을까 운동화를 거꾸로 들어 털어서 신고는 했었다.
그런데 뒷마당에서 나타났다니 걱정이 더 된다.
우리 슈가가 시도 때도 없이 나가서 잔디밭에서 뒹굴고 장난하고 노는데 사악한 것이 우리 슈가를 물지나 않을지 ,천지 분간 못하는 우리 슈가 녀석이 장난감인지 알고 먼저 공격해서 화나 당하지 않을지.
당분간은 뒷마당에 나가는 것도 엄청 조심해야겠다.
그 사악한 것을 들어오지 못하도록 뿌리는 약이 있던데 빨리 사서 약을 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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