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침엽수림 숲속의 별장에서-포틀랜드1.

김 정아 2004. 9. 8. 05:29

9월 3일 금요일

다음 주 월요일은 이곳의 노동절, 휴무인 관계로 3일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남편의 가장 큰 거래처 회사의 사장인 Scott은 미국 곳곳에 여러 개의 별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오던 해부터 자기 별장을 빌려 줄 테니 기회가 되면 꼭 와서 쉬어 가라는 소리를 여러 차례 해 왔다.

그래서 이번 연휴에 직원 가족과 오리건 주에 있는 그의 포틀랜드 별장에 가기로 했다.

5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4시간이 걸려 7시 30분 포틀랜드 공항에 도착했다.

휴스턴 시간이라면 9시 30분일 텐데 두 시간의 시차가 나는 곳이다.

 

차를 빌려 4 시간 가까이를  운전해 sisters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Black butte ranch라고 이름 지어진 그 곳은 골프장, 낚시터, 테니스장, 승마장,헹글라이딩 ,스키장 등 대 단위 위락시설과 휴양기능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

뾰족한 침엽수림 숲속에  조그만 오솔길을 따라 각양각색의 외관을 한 별장들 수 백 집이 들어서 있었다.

 

별장 안에 발을 들여 놓고 난 잠시 한순간 내 삶이 초라하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스쳐가는 걸 느꼈다.

한국에 돌아가면 언제든 복직할 수 있는 내 직장이 있고, 진실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남편이 있고, 한국에서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영어 잘 하는 두 아이가 있고, 세계 최대의 선진국에 와서 살아보는 기회가 주어져 있고,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내 생활에 언제나 만족하고 살아가는 데 Scott의 별장은 내게 심한 박탈감을 안겨 주었다.

 10초도 안되는 잠시였을 뿐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면 아마도 죄 받겠지.

 

스캇의 별장은 흡사 초특급 호텔 같은 거실과 방은 우아한 느낌이 들었다.

인디언 풍을 주제로 해서 만들어진 실내 장식은 더 할 수 없이 독특하고 각 방마다 놓여진 고급스러운 가재 도구들도 훌륭했다.

내 것이 아니고, 내 집이 아니라도 그 집에서 묵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실에서 보이는 골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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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풍을 주제로 해서 꾸민 집. 실제 흙속에 심어져 있는 살아있는 선인장이 독특한 멋을 풍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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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이 쌓여있는 후드 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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