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우리 서로 만나고 싶었어요.

김 정아 2007. 2. 21. 00:56
 

2007년 2월 19일 월요일

작년부터인가 내 블로그에 휴스턴에 사시는 젊은 엄마 한 분이 자주 들어오셨고, 성의 있는 댓글도 자주 남겨 주셨다.

내가 피부 문제로 고생했을 때도 같이 염려 해 주시고, 본인이 다니는 피부과도 소개시켜 주시겠다는 호의도 보여 주었다.

아이들 사진도 자주 올리는 편인데 어느 날 쇼핑 몰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보고 있다가 너무 반가워 아는 척을 하려고 일어나려다가 ‘아, 저 분은 나를 모르지? 내가 아는 척을 하면 엄청 당황해 하시겠지?’하다가 다시 앉은 적도 있다고 했다.

지난 연말에 우리 지역으로 이사를 오면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 이사 문제가 많이 정리되고 안정도 되었다고 해 오늘 만나 식사 한 끼 같이 하기로 했었다.


전화 통화에도 아주 앳된 목소리라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니 정말로 아직 젖살도 빠지지 않은 듯 한 고운 피부에 막내 동생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주 어린 아이의 엄마로, 직장을 다니는 캐리어 우먼으로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남의 나라 땅에 와서 처음엔 마음고생도 많이 했겠지만 ,전문직 여성으로 자아실현을 하면서 아이를 키워내는 젊은 엄마가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가정사며 개인사를 스스럼없이 두 시간 넘게 풀어냈다.

처음 만나서도 이렇게 수다가 된다는 게 신기하다.

비록 나이 차는 많지만 결혼한 주부라는 공통점, 아이를 키운다는 공통점이 사람을 쉽게 이어 주는 것 같다.

아이를 키워야 하는 이 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건강하게 키워 내리라 생각하며, 젊은 친구를 만나 나도 30대가 된 듯한 싱싱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저는 아무것도 준비 못했는데 미안하게 저렇게 이쁜 상자에 담긴 선물도 받았습니다.

 

 

*점심 식사를 같이 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