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22일 화요일
거의 한 달 간 우리 집에서 머물던 조카가 오늘 한국으로 돌아갔다.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았는데 어제부터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조카라고 해야 최근 5년 동안에는 만나 본 적도 없고, 한국에 있었어도 일 년에 서너 차례 얼굴 본 것이 다 인데 그래도 이모 따라 이 먼 곳까지 왔다.
아이들이 8월 10일에 개학을 해서 10일 넘게 하루 아주 많은 부분을 나하고만 지내는데도 한국에 돌아가기 싫다고 했다.
“ 서운해서 어쩌냐? 이제 원석이 형하고도 장난도 못치고 심심하겠다!” 했더니 “ 괜찮아요. 내년에 또 오면 되요!” 한다.
적극적이지만 아주 유순한 성격의 조카는 우리 아이들과 마찰을 빚지도 않고 나름대로 영어도 많이 배워서 가는 것 같다.
전화가 와도 자기가 받겠다며 뛰어가 뭐라는지 알아듣는지 어쩐지 영어로 몇 마디 하기도 한다.
난 아직도 전화가 오면 무조건 “여보세요” 다.
그러나 이 아이는 오던 둘째 날부터 “ hello"다.
쇼핑센터의 계산대에 가서도 뭐라고 하기도 한다.
이렇게 적극적인 성격이어서 아주 빠른 시간에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조카와 더불어 남편도 오늘 한국 출장길에 올랐다.
7개월을 떨어져 살다가 근 한 달을 같이 생활하니 또 뭔가 이상하다.
어디를 가야 할 것 같은 사람이 집에 계속 있으니 내가 적응이 덜 되었나? 했더니 오늘 출장을 간다.
그래도 괜찮다. 2주간 집을 비운 후 다시 돌아올 테니까.
두 사람이 빠져 나간 자리는 아마도 오늘 밤부터 크게 느껴질 것 같다.
*집 앞에서 농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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