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아침 산책 길에 만난 풍경들.

김 정아 2006. 4. 9. 04:29

2006 4 7일 금요일

 

지난 일년간 열심히 운동을 한 덕분으로 몸무게를 상당 부분 감량 했었다.

그러나 작년 연말 남편의 귀국과 더불어 마음이 심란해 운동을 못하게 되었는데 벌써 6개월이 된 것 같다.

힘들게 감량한 것이 6개월 사이에 그대로 원상복귀가 되어 버렸다.

 

운동을 해야지 마음만 먹다가 오늘은 제대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골프 연습장에 가서 한 시간 공을 치고, 집에 와서 다시 옆 동네 호수 주위를 돌았다.

한 바퀴를 거의 돌다가 악! 소리를 지르며 정신 없이 뒤도 못 돌아보고 뛰었다.

불행히도 시멘트 길 옆의 잡풀 사이에서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있는 뱀을 봐 버렸던 것이다.

난 바퀴벌레보다 쥐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고 싫어 하는 동물이 뱀이다 .

지금도 난 뱀 꿈을 꾸다가 놀라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고, 티비에서 뱀을 보는 날은 어김없이 꿈 속에서 나타나 날 기절하기 일보 직전으로 만들어 버린다.

 

2년 전에 친정엄마가 다니러 왔을 때 그 호수 길을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산책을 하다 내가 본 그 위치에서 두 번이나 봤다고 했다.

그래서 그 길을 다니지 않다가 오랜만에 갔는데 시커먼 뱀과 눈을 마주친 것이다.

앞으로 그 길은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내 맞은 편에서 걷던 미국 아줌마가 그 길을 가려고 하기에 살아 있는 뱀이 있으니 가지 말라고 했다.

그 아줌마, 반 바지에 슬리퍼를 신고도 뱀 길이가 기냐고 물어보더니 아주 조심해서 가겠다고 하는데 내가 걱정이 되어서 뒤를 돌아보고 한참을 서 있었는데 아무 일없이 잘 지나갔다.

 

그 호수를 다섯 바퀴를 돌아야 하는데 더 갈 수 없어 산책 길을 변경했다.

옆 동네의 호수 주위를 도니 푸릇푸릇한 잔디 밭으로 많은 오리들이 뒤뚱거리며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며 호수 안에 멋진 백조 두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사진까지 찍어 가며 산책을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려 한 시간 넘게 걸었다.

앞으로 체중 감량보다는 건강에 목표를 두고 걷기를 해야겠다.

 

*보이는 저 집에서 아침마다 먹이를 준다고 합니다.

 

*하얀, 검정, 회색의 새들이 種이 틀리는데도 잘 어울려 노나 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놈이 저를 막 따라와서 무서워 도망쳤습니다.

 

 

*사람이 오기만 하면 저렇게 몰려 갑니다. 먹이를 주는 줄 알고 그럽니다.

 

*제가 다가가자 오리들이 저를  향해 몰려 들고 있답니다.

 

 

*집을 팔 때는 'for sale'이라는 간판을 세워놓는데, 저렇게 팔리고 나면'sold'라는 간판으로 바뀝니다.

 

*부활절 기념 계란 사냥이라는 표지판도 보입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계란 안에 초코릿이나 사탕을 넣어 숨겨 두면 아이들이 찾는 게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