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토네이도 경계령이 내려졌으나....

김 정아 2006. 4. 21. 22:37

2006 4 21일 금요일

 

어제 밤 11 30분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푹 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중간에 눈이 떠졌다.

불면의 밤에 침대에 누워 뒤척거리는 것이 더 힘들어 불을 켜고 시계를 보니 새벽 2 30분이었다.

그 시간에 영어 공부한다는 것도 그렇고, 책을 읽기도 싫고, 티비를 켜는 것도 싫어 쇼파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컴퓨터를 켰다.

 

블로그에 오류가 발생해 몇 편의 글들이 글자가 겹쳐서 읽을 수가 없는 상태가 며칠간 계속되었는데 수정을 못하다가, 그 시간에 일어나 6편 정도 되는 글을 수정했다.

그리고 내 집을 방문한 블로그들의 집들을 이 집 저 집 방문하다가 그것도 지겨워 다시 새벽 4 30분쯤 침대에 누웠다.

 

잠이 들 리가 없어 멍하니 시간이 흘렀는데 갑자기 천둥이 요란하게 울리고, 비가 지붕을 때리며 요란하게 내리고,번개가 섬광을 내며 대낮처럼 환해지고, 바람소리가 천지를 뒤흔들 것처럼  불어 대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하고 정신이 번쩍 들어 시간을 보니 내가 일어나야 할 새벽 6시다.

 

큰 아이를 깨워 학교 갈 준비를 시키고 날씨 채널을 틀어보니 휴스턴 지역에 토네이도 경계령이 내려 있었다.

옆 도시인 샌 마르코스에는 짧은 시간에 소프트 볼만한 우박이 내려 차량 200여대가 파손되었으며 여러 종류의 재산피해를 냈다고 하며 휴스턴 지역에 50내지 60마일로 지나갈 것이니 카운티의 경찰국의 말을 따르라고 한다.

중앙 방송에 휴스턴 지역이 크게 나며 자막의 빨간 글씨로 어느 어느 카운티를 지나갈 것이라고 해 자세히 보니 우리지역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지난 번 허리케인 리타 때는 남편이 있어 피난이라도 갔는데 이 일을 어찌해야 한 단 말인가?

 

허리케인은 길게는 4-5일의 여유라도 있는데 토네이도는 삽시간에 휩쓸고 지나가기 때문에 피난 갈 여유가 없다.

풍속이 훨씬 셌더라도 이 새벽에 그냥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큰 아이는 사람들에게 전화 해 보라고 하는데 그 새벽에 누구 집에 전화를 하라는 말인가?

걱정을 하고 있는데 잠시 바람이 잠잠해져 가고 아이가 학교 갈 시간이 되니 비도 약해지고 천둥도 번개도 진정이 되었다.

 

아무 일 없이 큰 아이는 학교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갔고. 작은 아이를 깨우니 오늘은 무서우니 나에게 태워 달라고 해 길을 나서는데 거리는 고요하고 조용하다.

시커먼 하늘 아래 도로 공사를 하는 인부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목장의 말들도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고, 산책을 하고 조깅을 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의 모습도 여전하다.

한 바탕 회오리가 지나가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한국 속담 몇 개가 머리 속에 맴돈다.

아는 게 병이다

모르는 게 약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겅 보고 놀란다'

 

날씨 채널을 틀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가는 광풍인가 보다’, ‘대기가 불안정해 한 바탕 요란을 떠나 보다하고 넘어 갔을 일을, 티비 앞에 앉아 꼭두새벽부터 큰 아이와 둘이서 걱정을 너무 많이 했다.

 

아래 주소는 작년 허리케인 '리타' 때 쓴 글입니다.

 

http://blog.daum.net/kja65/2897716  '허리케인 리타를 눈앞에 두고'

 

 

 

 

 

*다음 주에도 날씨는 엄청 덥고80도가 넘어 갑니다. 화씨를 쓰는데 섭씨로 어떻게 바꾸는지 잘 모르겠네요.화씨 32도가 섭씨 0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