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4월 14일 금요일~4월 15일 토요일
부활절
연휴를 맞아 아이들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의 긴 연휴에 들어갔다.
목요일은
영화관에 아이들 몰아 넣어 놓고 우리는 한국에 가져갈 물건을 쇼핑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지우네와
1박 2일로 리빙스턴이란 곳으로 캠핑을
떠났다.
남편이
한국으로 떠난 이후로 이렇게 멀리 나들이를 나와 본 적은 처음이다.
아이들은
캠핑을 간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모른다.
휴일이나
주말이 되어도 기껏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영화관에 데려다 주는 일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캠핑을 떠나게 되어서 어른인 나도 한껏 기대에 부풀어
기다렸다.
1시간 30분쯤 북쪽으로 차를 몰아 가는데 조그만 몸짓을 자랑하며 서 있는 앙증맞은 들꽃들마저
우리를 맞아 주는 것처럼 보였다.
도저히
호수라고 보이지 않을 만큼 끝도 없이 펼쳐진 호수 가에 벌써 수영복 차림으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보트를 타는 사람들, 낚시를 하는 사람들 속에 서 있으니 마음마저 탁 트이는
기분이다.
배정
받은 사이트에 텐트 두개를 쳐 놓고 캠프파이어에 붙일 마른 소나무 잎을 찾아 아이들은 벌써 신이 났다.
쭉쭉
뻗은 나무 숲속에 들어 앉아 있으니 적당히 부는 바람과 소나무 향기며 자연의 냄새가 풍겨 나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더 흥이 나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언니(지우 엄마)와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따라 자연의 향을 맡고
왔고, 아이들은 지우 아빠를 따라 그 길을 다녀왔다.
아침도
먹고 점심까지 해결하고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접고 휴스턴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수영하길 원해 지우네 집에 가벼운 짐을 풀고 아파트 수영장에서 놀고 색을 들이고 그림을 그려 부활절 계란까지 만들고 저녁까지 먹고 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다.
난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주위에
좋은 사람들만 모이는 것이 특별한 복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시간이 가면서 세월이 가면서 그것도 내가 가진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한국으로 떠나고 많은 사람들이 안부를 물어주고
, 걱정해 주고 , 일이 있으면 전화하라는 부탁을 잊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 속에 지우네 가족은 나에게 또 다른 특별한 분들이다.
가족끼리
떠나는 여행에 다른 가족이, 남편이 없는 나에게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면 난 아마도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우네 가족이었기 때문에 난 아무 망설임 없이 같이 가겠다고 나섰다.
나에게
그런 편안함을 주는 지우네 가족이 있어 이번 부활절 연휴가 즐거웠다.
그리고 지우 부모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state park' 입구입니다. 관리 사무실인데 예약을 안 하고 가서 대기자 명단에 올려 놓았어요. 취소된 사이트를 바로 배정 받았습니다.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 호수로 뛰어 들었습니다.올 겨울 텍사스에 가뭄이 심했는데 호수에 물이 줄어 저렇게 나무 기둥들이 다 보입니다.
끝이 안 보일만큼 넓은 호수입니다.
우리 팀의 텐트 두개가 보이고 다른 사람들의 텐트도 보입니다.
사이트마다 이렇게 수도관 하나가 배정되어 있고
전기도 쓸수 있습니다. 밥솥을 가지고 가서 밥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요.밤엔 불도 켤 수 있고요.
우리가 머물렀던 145사이트입니다. 저렇게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통나무로 만든 사이트도 있습니다. 방은 방인데 아무 시설이 없습니다. 침낭은 필수지요. 우리 사이트는 15불이고 호수가 보이는 저 통나무 집은 21불이었습니다.
저런 길을 산책도 하고
아이들은 장작불을 땔 소나무 잎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장작불을 피웠습니다.
서비스로 제 사진도 한장 올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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