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 다른 나라 구경하기

2박 1일의 벤쿠버 여정3- 목적을 달성하고...

김 정아 2004. 2. 11. 05:22

2월 1일 일요일

일요일 아침 8시 30분 비행기를 타기위해 일찍 길을 나섰다.

이민국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까? 가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티켓을 발부 받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바로 이민국에 들어섰다.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고 우리차례가 되었는데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느끼는 이질감에 나는 영어를 못하는 부담감까지 겹쳐져 심히 마음이 불편했다.

심사관은 딱딱하고 무척이나 무표정한 얼굴로 꼬치꼬치 우리에 대해 물었다. 그러더니 비자 연장이 안 된다는 것이다.

I-94의 절취선 아래부분을 휴스턴에 내고 왔느냐며 그것이 없으면 안 된다고 한다.

휴스턴 공항에서 내라고 해 내고 왔을 뿐인데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가? 자기네 정책에 일관성이 없는 문제를 가지고 왜 우리에게 떠넘기는가?

다른 사람들은 빨리빨리 지문 찍고 사진 찍고 이민국을 빠져 나가는데 우리는 한참을 심문을 당했다.

남편의 얼굴도 굳어져 가는데 심사관은 키보드로 뭔가를 두드리더니 한참 만에 2년 연장 도장을 찍어 주었다.

그렇게 찍어 줄 걸 왜 그렇게 사람을 주눅들게 만드는지 짜증난다.

누군가에게 내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면 이민국에 앉아 있는 위엄 있고 무표정한 사무관들을 모두 해고 시켜버리라고 하고 싶다.

대신 이웃집 아줌마, 아저씨 같은 편안하고 푸근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로 대신하라고 하고 싶다. 영어가 안되어 그나마 주눅든 많은 사람들을 더 살 떨리게 만든다.

원래 남편은 12시 30분 발 비행기를 타고 시에틀로 가고, 나와 아이들은 내가 수속을 밟아 휴스턴으로 오기로 되어 있었다.

다행히 남편이 시에틀 가는 비행기를 8시 20분 것으로 바꾸어 같이 이민국을 통과해 다행이었지, 예정대로 내가 수속을 진행했더라면 난 아마도 지옥에 있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영어 한마디도 안 통해 얼마나 진땀을 흘리며 당황했을까? 는 겪어보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듯 선명하다.

어떻든 우리의 목적을 이루게 되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남편은 시에틀 비행기를 타러, 우리는 Houston 행을 타러 각자 헤어졌다.

남편은 시에틀에서 화요일까지 일을 하고 다시 벤쿠버에 갔다가 수요일에 휴스턴에 돌아온다.

휴스턴 공항에 내려 주차해둔 차를 찾으러 한참을 헤매고 다녔지만 그런 것은 그다지 걱정이 되지도 않았다.

여행까지 하고 비자연장까지 마쳐 너무나 편안한 기분이다.

 

*아래 사진은 이전 칼럼의 글과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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