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운수 나쁜 날..차도 컴퓨터도 고장나고....

김 정아 2003. 4. 16. 12:08

3월 24일 월요일

어제, 오늘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일만 생겨서 무지하게 속상하다.

남편 차는 항상 차고밖에 세워두고 내 차는 차고 안에 들어가 있다.

항상 남편이 일찍 나가기 때문에 나는 차고 문을 열고 뒤돌아 볼 필요도 없이 후진해서 나가곤 했다

그런데 어제는 일요일.

내가 밖에 볼일이 있어 나가다가 평소의 습관대로 후진기어 넣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다가 꽝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거기 내 남편 차가 딱 버티고 서있는 것이다.

작은 충격이었는데도 양쪽 문짝이 찌그러 들었다.

차 수리 될 때까지 남편 출퇴근 시켜야 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전의 수리소에서는 천 불을 달라고 했다는데 한국 사람이 하는 가게에 갔더니 다행이 400불밖에 안되어서 그나마 마음을 놓고 있는데 오늘 또 문제가 생겼다.

고장 난 컴퓨터를 찾아 와서 기쁜 마음으로 코드를 꼽아 보니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난다.

컴퓨터 찾아오자마자 또 고장이 나버렸다.

여기 온다고 재작년에 큰맘먹고 산 건데 또 돈 달라고 해서 속상하고.

그 것보다도 지금까지 써 온 일기가 다 날아가 버렸다.

다행히 디스켓에 따로 복사해 놓은 것이 있어 90%정도는 복원을 시켰지만 나머지는 다 잃어 버렸다.

아이들은 나보다 더 마음 아파한다.

엄마 일기 쓰는 모습을 참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나를 귀찮게 하다가도 내가 컴퓨터 앞에 있으면 전혀 방해를 안하고 옆에서 읽어가며 좋아하던 아이들이었는데 없어졌다니 너무나 안타까워한다.

학교에서도 속상했다.

40명 넘는 인원이 수강하는데 숙제가 있었다.

Life Event라고 해서 자기가 지금까지 살면서 중요한 일과 연도를 적어서 발표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나는 65년에 태어나서 72년에 학교를 들어가고 등등인데 난 남편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숙제를 해 갔다.

숙제 해간 사람이 겨우 5명이었다.

의기양양하게 일어나서 발표하는데 선생님은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이다.

정말 한 마디를 못하다가 모처럼 만에 발표를 했는데 .....

발음이 너무 나빴던 거다.

상실감이 크다

이번 주는 운수가 없는 날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