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새 해 첫 여행, 뉴올리언즈.

김 정아 2003. 1. 10. 04:35

2003년 1월 3일 금요일 ∼1월 4일 토요일,

부모님을 모시고 뉴올리언즈로 1박 2일 여행 계획을 세웠다.

금요일 오후 6시40분에 출발해서 Lake Charles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텍사스주는 카지노가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어 어디를 가도 구경할 수가 없으나 주 경계를 넘어 루이지애나가 시작되자마자 여기 저기서 카지노임을 알리는 네온사인이 요란하다.

찰스 호수 주변의 선상에도 대형 카지노가 불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찰스 호수 주변의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최악이었다.

시설은 좋았지만 카지노 주변이라 방이 없었던지 침대 두 개인 하나의 방에서 7명이 자려니 서로 불편한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시끄러웠다.

부모님은 아들 며느리 내일 운전해야 하니까 당신들이 소파에서 주무시겠다고 하고 또 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침대에서 잘 수 있느냐며 양보하고.

아이들이 가장 편한 침대를 차지했고 남편과 아버님은 소파에서 ,나는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잤다.

빅밴 여행과는 달리 좀 여유를 가지고 모텔에서 주는 아침까지 먹고 차에 올랐다.

호수 주위에는 물안개가 뽀얗게 피어올라 감성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루이지에나는 드넓은 늪지가 많아 가는 곳곳에 안개가 하얗게 올라오고 그 속에서 여명의 빛을 받으며 풀을 뜯는 목장의 소들도 마음의 한가로움을 더하게 해주었다.

몇 십 마일에 걸쳐 늪지대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며 양쪽에 펼쳐진 호수의 풍경도 진기하다.

오랜 세월 물 속에 잠겨 죽어 가는 나무들의 조화도 탄성을 자아내게 할만큼 장대하다.

뉴올리언즈의 다운타운을 목적지로 향해 가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12시 30 분쯤 도착했다

미시시피강을 따라 흐르는 배를 타고 동물원에 갔다가 돌아와 아쿠라리움을 구경하는 일정을 잡았다.

미국에서 가장 길이가 길다는 미시시피강.

어린이 소설 톰 소여의 모험의 주무대가 되었던 미시시피강.

북쪽 어디선가부터 폭설과 폭풍우를 만나 이곳에 내려오면서 흙탕물로 변해 일년 내 누렇게 흘러간다는 미시시피강.

그 옛날 흑인 노예들을 내다 파는 시장이 섰다는 미시시피강

도도히 흐르는 강을 따라 역사의 현장을 밟아 가는 기분으로 배를 탔다.

1시간을 흘러 백호와 하얀 악어가 있다는 동물원에 내렸으나 역시 무리하게 일정을 잡아 동물원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 다시 그 배를 타고 돌아와야만 했다.

아쿠아리움을 구경하고 프랜치 코트라는 지역을 돌았다.

뉴올리언즈는 그 옛날 프랑스 땅이었다고 한다.

뉴올리언즈라는 지명 역시 프랑스 본토에 있는 도시 이름이고 거기에 NEW라는 접두사가 붙은 거라고 했다.
쟌다르크가 말을 타고 있는 동상이 상징처럼 세워져 있다고 하는데 안타깝게 볼 수는 없었다.

프랜치 코트는 미국이 이 땅을 사기 전 프랑스 인들이 살았던 건물의 양식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곳이다.

좁은 골목에 프랑스 풍 발코니와 집들이 이국적인 느낌을 주고 있었다

미국인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도시가 옐로스톤,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도시, 그리고 이곳 째즈와 음악의 도시 뉴올리언즈라는 설문조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 사실처럼 골목 곳곳이 활기가 넘친다.

어깨를 부딫치며 경쾌하게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 삶의 힘들이 느껴진다.

밤늦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즐겨도 미국 내 드물게 범죄가 없는 도시라 한다.

도시 한 가운데 있는 슈퍼 돔이라는 실내 경기장도 아주 유명한 곳이라 한다.

풋볼 결승 게임을 4년 내 한 번 씩 치르는 곳이라 경기가 있는 주일은 많은 여행객이 붐빈다고 한다.

강이 흐르는 도시는 평화롭고 여유 있어 보인다.

미국 역사의 한 귀퉁이를 체험하고 마음마저 풍요해져 집에 돌아온 시간은 다음날인 일요일 새벽 1시 2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