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샌 안토니오에서.

김 정아 2003. 6. 10. 04:21
6월 7일 토요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김밥을 싸고 5시30분에 샌 안토니오를 향해 출발했다.

무려 4시간이 걸렸으니 서울에서 어지간한 지방 가는 것만큼이나 먼 거리다

하지만 이곳은 교통체증이 전혀 없는 데다 넓고 넓은 대지에 뛰노는 사슴이랑 소들을 감상하며 가는 길이라 지루하지 않다.

드디어 씨 월드에 도착했는데 디즈니 랜드와 마찬가지로 one day , two day로 구분해서 입장료를 받는데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돌고래 쇼를 보는데 감동이 마음 깊은 곳에서 몰려온다.

시작하기 전에 판토마이머가 나와서 익살을 부리며 분위기를 띄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옴팡지게 물벼락을 맞아도 너무나 즐거워한다.

열 서너 명의 사람들과 네 마리의 돌고래들이 혼연일치가 되어 쇼를 펼치는데 가히 예술의 경지에 이른다.

한국은 돌고래가 주인공이지만 여기는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예술이다.

물위에서 하는 서커스 경기라고나 할까?

무대 높은 곳에서 다이빙하며 고래 등에서 재주넘기며 고래와 사람의 수중 발레며 고래와 사람이 서로 챙겨가면서 하는 쇼가 정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세 개의 각기 다른 쇼를 보고 수영장에 갔다.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하며 물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는다 .

겨우 달래서 점심을 먹고 감히 이 나이에 청룡열차 같은 것을 타보겠다고 우겨 원석이랑 같이 올라갔다.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 보면 그 때 짐작했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객기를 부렸나보다.

굽이굽이 돌고 도는데 다시는 세상의 빛을 못 보는 줄 알았다.

심장이 멎으며 안전벨트 밖으로 몸이 퉁겨 나가는 줄 알았다.

한국 것 보다 어쩌면 그렇게 길고 긴지 원석이랑 손을 꼭 붙잡고 제발 살려 달라고 빌었다.

앞으로는 절대로 절대로 이런 건 타지 말아야지

그네 미끄럼틀 등 아이들 노는 놀이터에서 물이 뿜어져 나와 또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소리 지르며 노는데 어른인 나에게도 너무나 재미있어 보여 다음에는 나도 수영복을 가지고 와서 같이 놀아야지 라고 생각했다.

아줌마나 아가씨나 아이들이나 비키니 차림으로 식당이나 놀이공원이나 마음껏 활보하고 다니니 나라고 못 입을 것도 없지 싶다.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달래 집으로 돌아오는데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는 생각이 들며 다음 번에는 이틀 표를 끊어 다시 오자고 했다.

운전하며 돌아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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