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남편은 수학 공부 중

김 정아 2025. 3. 10. 04:05

2025년 3월 8일 일요일

우리 집 유학생 아이는 요즘도 금요일 저녁이면 우리 집에  와서 머물다 일요일 저녁을 먹고 홈스테이로 돌아간다.

아무 연고 없는 미국에서 남편은 아이의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내 남편이지만 정말 사람을 대하는데 온 진심을 다 한다.

 

남편의 진심을 아는 지 아이는 남편을 대하는데 스스럼이 없고, 아빠 이상으로 의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은 아이의 학업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

어느 날 수학문제를 푸는데 아이가 못 풀어서 남편한테 전화를 해 홈스테이 집에 가서 도와 주기도 하고, 남편이 못 푸는 문제는 아이를 태우고 가서 남편 친구의 아들한테 도움을 받기도 한다.

 

남편은 문과 출신이라 수학에 대해 그닥 재주는 없는 것 같은데 그 늦은 나이에 수학 공부를 같이 하고 있다.

남편도 벅차하는 수학이 많은지라 과외를 구해 내일부터는 몇 시간씩 수학 과외를 받기로 했다.

 

남편과 아이가 수학 책을 놓고 공부하는 것을 보면 웃기기도 하다.

자기 아이들 어려서는 생각도 못 해 본 일이다.

누구나 그렇듯 아이들 어려서 모든 아빠들은 다 바빴다.

내 남편 역시도 누구보다 바쁜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이리저리 출장을 다니느라 정신 없었고 ,주재원이 끝나고서는 자기 사업을 하느라 아이들 공부의 과정에 참여할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제 남의 아이를 앉혀 놓고 공부를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 내 감정이 이리저리 오간다.

 

 

*오늘 하루 종일 저러고 있습니다.

심지어 남편은 오늘 성당도 못 갔고 아이도 교회를 못 가고 저리 책을 들여다 보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