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2일 일요일
남편의 아는 형님이 있다.
그 형님에게는 어린 고등학생 아들이 있는데 이곳에 유학을 보내게 되었다.
그 형님과 아들이 같이 왔다가 그 형님은 며칠을 휴스턴에 머문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 아이의 학교 입학 절차를 남편이 맡게 되었다.
기숙사가 있는 사립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면 학교 입학 수속이 훨씬 쉬웠을텐데 공립이다 보니 홈스테이 정하는 것부터 예방접종하고 보험 만드는 것 까지 남편이 다 관여를 하게 되었다.
그 수속이 보통 일이 아니어서 남편은 하루를 앓아 누울 정도였다.
그 아버지가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엔 아이가 우리 집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다.
내 아이들도 집을 떠난지가 10년이 넘었는데 늦게서야 아이를 맡게 되니 나도 이게 뭔 일인가 싶었다.
다행히 아이가 붙임성도 있고 가정 교육을 잘 받았는 지 깔끔하고 주변 정리가 잘 되어 다른 신경을 쓸 일은 없었다.
그런데 남편은 채소위주의 식생활이고 아이는 고기위주의 식생활인지라 나름 신경이 많이 쓰였다.
음식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나는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그냥 고기만 구워 주면 잘 먹어서 그런데로 괜찮았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까지 먹고 홈스테이 집으로 갔는데 막상 보내자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부디 홈스테이 아주머니가 자기 자식처럼 사랑으로 보살펴 주면 좋겠다, 이제 18세 밖에 안 된 어린 아이가 아무 친척 없는 낯선 곳에서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하게 된다.
*아이를 일요일 저녁에 홈스테이 집에 데려다 주고 월요일부터 등교해 5일 째인 금요일에 아이를 다시 우리 집에 데려 왔어요.
남편이 왜 그러는 지 정말 모르겠어요.
홈스테이 들어갈 집이 준비가 안 되어 우리 집에 있던 것은 오케이지요.
다음주 월요일이 ‘마틴 루터 킹 ‘ 의 날이라 등교를 하지 않는다고 데려 왔어요.
이제 우리 집이 아니라 홈스테이 아주머니 아저씨랑 잘 적응해서 살아가야 할 아이고 , 식사도 그 집에서 더 챙겨 줄 것이고, 우리 집에 또래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남편의 행동은 아이의 정착을 방해하는 노릇이란 생각이 드네요.
*모처럼 그릴을 이용해 고기를 구었습니다. 저렇게 어린 아이가 낯선 곳에서 방황하지 않고 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요양보호사가 온다 (29) | 2025.01.08 |
---|---|
쓰던 피아노 성당에 기증 (30) | 2025.01.06 |
무슨 딸기가 이리 비싸? (38) | 2024.12.26 |
삭막한 겨울에 꽃 몇 송이 꽂아 두고. (20) | 2024.12.22 |
초등 동창이 뉴스에 자주 나오네 (35) | 2024.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