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오랫만에 먹는 집 밥

김 정아 2014. 6. 6. 09:35

2014년 6월 2일 월요일

정말 오랫만에 집에서 밥을 해 먹었다.

오십 며칠만에 밥을 하려니 쌀이 어디 있는지도 몰라서 한참 찾았다.

워낙 음식 하는 것을 싫어해 부엌 없는 집에서 사는 게 내 꿈이었는데 50일 간  소원 성취했다.

집안 공사 중이라는 너무나 합법적인 이유라서 참 맘 편하게 아무 것도 안 해어도 되었다.

 

그런데 50일을 해 보니 재미가 없어서 이제 그 소원을 철회해야겠다.

가족끼리 밥상 머리에 둘러 앉아 하루 일과를 나누며 정성 담긴 밥을 같이 먹는 게 큰 즐거움인데 그것을 느끼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딸 아이가 원하는 흰 쌀밥에 간단히 고기만 구워 먹는데 나연이 참 좋아한다.

 

평소에 밖의 음식이 고칼리라 살이 찐다고 가능하면 집에서 네가 해 먹으라고 줄곧 말해 와서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이다.

 장을 봐서 집에 들어가니 "엄마 나 밥 해 주려고?" 하면서 오랫만에 집 밥하는 나를 열심히 도왔다.

 

배 불리 먹고 잠시 쉬고 있자니 이런 사소한 것도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