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샌디에고 시내 한복판 Balboa Park에서

김 정아 2013. 12. 7. 06:44

2013년 11월 30일 토요일

오늘은 다시 전형적인 샌디에고 날씨로 돌아와 화창하고 따스한 날씨가 되었다.

이전에 남편의 여행 패턴은 '빨리 빨리'를 외치며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새벽부터 자는 아이들을 깨워 차에 싣고 서둘러 이곳 저곳으로 발길을 옮겼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아주 느긋해 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전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그랬던 것 같고, 지금은 아주 오랫동안 이곳에 살 것이기 때문에 급할 것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 남편이 오늘은 여행에서 빠지겠다고 선언을 했다.

요즘 정신 없이 바쁘기도 했고 너무 피곤해해서 그럼 조카들을 데리고 영화를 보고 집에서 저녁이나 만들라고 하고 나연이와 동생과 셋이서 단촐하게 밖으로 나왔다.

태평양의 바닷가와 철길을 끼고 있는 동네 산책길을 따라 우리도 느긋하게 산책을 했다.

많은 개들이 주인 손에 이끌려 바닷가를 뛰는 모습, 한겨울의 따스한 날에 윗옷을 벗고 선텐을 즐기는 모습, 잔잔한 파도에 서핑을 즐기고 파란 잔디밭에 누워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같은 미국이지만 내가 사는 휴스턴보다 한결 여유있고 넉넉한 모습이다.

 

텍사스에 진출해 있지 않은 IN N OUT의 햄버거를 먹고 싶다는 나연이를 위해 점심을 먹고 다시 Balbua Park이라는 곳에 갔다.

샌디에고 시내 한복판에 있는 이 공원은 20개에 가까운 나름의 박물관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외에도 드넓은 야외 공연장 등 많은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돈내고 들어가도 아깝지 않은 식물원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었고 작은 다리를 건너면 사막 식물들과 많은 선인장들이 자라고 있어 야생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었다.

다리 건너 저편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이편은 많은 사람의 정성과 인공미로 갖추어진 모습을 볼 수 있어 우리는 감탄을 해 대었다.

거리의 악사들이 제각각의 악기를 연주하고 조련사들의 손길에 새들이 재잘거리는 모습이 참 여유롭고 낭만이 넘쳐 보였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에 참가했던 midway 호가 정박해 있는 섬에 가서 잠시 산책을 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우리가 나간 사이 남편은 장을 봐서 근사한 바베큐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덕분에 우리는 편히 앉아서 맛있는 저녁을 먹을 먹고 하루 일과를 나누었다.

 

처음에 동생이 안식년을 온다고 했을 때 휴스턴으로 왔으면 싶었다.

각나라로 돌아다녀야 하는 동생과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데 미국에 있는 동안이나마 가까이 살아 자주 볼 수 있었음 좋겠다 했는데 와서 보니 삭막한 휴스턴이 아닌 샌디에고이길 참 잘했다 는 생각이 들었다.

18년 동안 나라를 위해 바쁘게만 돌았던 동생이 생활비가 비싸더라도 단 2년만이라도 자신과 가족을 위해 호사를 부려보겠다는 말을 이제 이해할 것 같다.

 

 

*저 뒷 건물이 식물원입니다. 무료 개방된 곳인데 어쩜 그리도 깔끔하게 잘 갖추고 있던지요. 무료로 개방하면서 어떻게 운영될까 괜한 걱정도 해 보았답니다.

 

*식물원 앞에서 뒷 건물을 찍어 보았고요.

 

 

*사관과 신사라는 영화 혹시 기억하시나요?

이 조각상이 그 영화를 연상하게 했습니다.

2차대전이 끝난 기쁨에 미군 병사가 거리로 뛰쳐 나와 지나가는 아무 아가씨를 붙잡고 키스를 했는데 마침 지나가던 유명사진 작가가 그것을 찍었지요.

그 이후로 마릴린 몬로의 환풍기에 찍힌 사진처럼 유명하게 된 것 같아요.

조각으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저 뒤에 2차 대전에 직접 참가했던 midway 군함도 보이고요.

 

*바로 그 옆에 조각상이 있습니다  BOB이라는 장교가 연설을 하고 군인들이 듣고 있는 장면입니다.

스피커에서 그의 연설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저는 못 알아들었습니다.

아직도 제 영어는 이렇게 한심합니다.

 

*선인장이 나무처럼 커져 있습니다.

 

 

*야외 노천 극장의 규모가 정말 크지요?

 

 

 

 

 

*공원 안에 각 나라 기념품을 파는 곳이 저렇게 있었습니다.

많은 나라가 있었는데 역시 한국은 없더군요.

일요일 12시에서 2시까지만 문을 열어요.

우리는 토요일에 가서 저 가게를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몇년 전 피츠버그 대학에 갔을 때 각나라 교실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는데 거기서도 한국 교실은 없었지요.

 

*동네 산책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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