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9일 금요일
부활절 연휴인 관계로 출근을 안 한 남편이 집안 카펫 청소를 한다고 선언을 했다.
개를 키우다 보니 때때로 집안에 실례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스트레스를 받을 땐 밖에 나갈 생각을 안 하고 바로 카펫에 오줌을 싸 버린다.
마지막으로 스팀 카펫 청소를 한 그날 바로 슈가가 거실에 오줌을 싸 버리니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물걸레로 닦아 내고 세제로 박박 문질러 대도 오줌 자국은 깨끗하게 없어지지 않는다.
그런 자국들이 여러개가 되니 사람을 불러 스팀 청소를 해야 하지만 맘을 먹기가 결코 쉽지 않다
온 방의 가구들을 들어내야 하니 거의 이사 가는 수준이다.
여름 방학이나 되면 해볼까 했는데 남편이 청소기를 빌려 본인이 스스로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대 찬성을 하고 오늘 가게에서 좀 일찍 나갔다.
가구들을 들어내고 보니 특히나 원석이 방엔 온 구석에 개털이 쌓여 있다.
한번씩 큰 청소를 해 주긴 하지만 침대를 혼자 힘으로 들어내가며 청소를 하기란 쉽지 않으니 침대 밑엔 더더욱 가관이 아니었다.
난 정말이지 슈가 이후엔 절대로 다시 개를 키울 생각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여하튼 방 세개와 거실을 청소하고 나니 큰 짐 하나를 덜어내는 것처럼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카펫에 물기가 말라야 되니 곳곳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남편과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저녁을 먹으며 모처럼 좋은 기분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당신이 요즘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은데 그러지마.
내가 직원들에게 뭔가를 요구하고 지시하는 밑바탕에 가장 큰 촛점은 당신이야.
어떻게 하면 내 마누라가 좀 편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마누라가 집에 좀더 일찍 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마누라가 일을 덜 할 수 있을까? 하는데 왜 그렇게 내 맘을 몰라주고 화를 내.
나 죽으면 당신 어떻게 할래?
세상일은 아무도 모르는거야. 내가 무슨일을 당하기 전에 가게 모든 것을 제대로 셋업 하려고 하는건데 내 맘도 좀 알아주라" 하는 것이다.
그 말에 그간 언짢았던 마음이 모두 풀렸지만 정말 화가 날 때 는 그런 마음들이 다 없어지고 분노만 들어앉게 된다.
'그래, 남편 . 내생이라는 것이 있다해도 우리 다음 생에는 절대 만나지 말자. 그리고 이 생을 사는 동안에나 싸우지 말고 도란도란 살아보자'
*무거운 청소기를 밀고 다니더니 힘들다고 지쳐하더군요.
한동안 개운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슈가가 말썽만 안 부리면 좋을텐데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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